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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박물관, 허와 실]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

전시위주 벗어난 체험프로그램 제공…일부 시설은 작동안돼 관람객들 황당

김제 별골제농경문화박물관 전시장. ([email protected])

김제시 부량면에 위치한 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관장 이두석)은 농경문화를 특화해 전시하는 곳으로 국내 최초이자 최대 저수지였던 김제 벽골제 단지 안에 있다.

 

지난 31일 찾아간 박물관에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수가 스무명이 채 안됐다.

 

상시 전시실은 농경문화의 기원, 수리의 역사, 수전 농경의 요람을 주제로 나누어 쇠스랑 송곳형따비 등 유물과 기우제 모형, 벽골제 규모를 알 수 있는 판넬, 근대이후의 수리사업 영상물 등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가족이 아플때 낫길 바라며 쌀을 담은 주머니로 배를 쓰다듬었던'잔밥먹이기' 모형이 실제 할머니의 육성과 함께 나와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상시 전시실 중 제2전시실은 1960∼1980년대 국내수리시설 현황 등을 표로 나열해 놓은 것에 불과했고, 김제지평선 축제를 알리는 판넬도 내용이 부실하고 형식적이었다. 농경문화를 설명하는 영상도 재생되지 않았고, 일부 재생되는 영상 컨덴츠의 경우에도 관람객들은 지루하다는 반응이었다.

 

박창우씨(33·전주시 송천동)는"꼭 재밌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관심을 끌어내지도 못하는 것 같다"며 "전시물 중 조명이 들어오지 않는 것도 있고 유리마다 먼지가 많아서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고 말했다.

 

기획전시의 반응은 좋은 편이었다. 간척지 주민들의 100년 생활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기획전시 '간척지 이야기'는 일제강점기에 부모를 따라 이주해와 간척지에서 농사를 지으며 평생을 살았다는 이주 2세대 김성문·안옥수 부부의 음성구술을 담고 있다. 지난해 4월 김제 광활면에서 제작된 것으로 지역역사를 담아내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최성진씨(38·경기도 화성군)는"이 기획 전시를 보기 위해 자녀들과 함께 연고지가 없는 전라도까지 왔다"며"우리 삶의 기반이자 생계수단이었던 농경문화를 살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박물관 앞엔 가족단위 관람객들을 위해 투호놀이, 굴렁쇠, 연날리기 등 전통놀이를 직접 해볼 수 있도록 마련돼 있었다. 벽골제 단지내에서도 제방을 훼손하려는 청룡과 이를 보호하고자 하는 백룡이 살았다는 설화를 소재로 형상화한 최명곤 선생의 벽골제 쌍룡, 아리랑 문학관, 테마연못, 아리랑문학비 등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수리시설을 직접 체험하게 있도록 해 전시 위주 관람을 탈피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정윤숙 학예연구사는 "개관 이후 전시사업비가 집행되는 것은 올해가 처음" 이라며 "어느 박물관이든지 개관후에 재개관에 준하는 공간배치나 시나리오의 변화가 필요하지만, 예산과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에서 유물 교체나 기획전시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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