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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보의 집 정상화 '미궁속으로'

시설 분립 및 불법 개.보수, 이사 간 소송 등으로 수년째 파행운영 중인 충북 청원군 내수읍 형동리 '운보의 집'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가 무산돼 앞으로의 사태 흐름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19일 충북도에 따르면 운보문화재단, 운보의 집 정상화대책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기관.단체 관계자들을 초청, 이날 정상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정상화대책위가 18일 밤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간담회 자리가 마련되지 않았다.

 

정상화대책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사진 구성 등 사태를 어물쩍 봉합하려는 형식적인 행사에 들러리가 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불참 배경을 설명했다.

 

운보문화재단은 이에 따라 20일 이사회를 열어 임원진을 구성한 뒤 문화부에 승인을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사회 성립 여부 등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태다.

 

운보 김기창(1913-2001) 화백이 말년 작품 활동을 위해 1984년 낙향해 지은 운보의 집 사태는 재단 내부에서 터졌다.

 

재단이 문화부 승인 없이 운보의 집 내 운보 생가, 미술관 등을 불법으로 개.보수한 것이 문제가 돼 지난 2007년 검찰 수사가 진행됐는가 하면 이사진간 불협화음이 발생해 일부 이사들이 업무수행을 부당하게 한다며 백 모 이사장 등을 상대로 법원에 직무집행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던 것.

 

지역 예술계 인사 등으로 구성된 정상화대책위는 이 과정에서 이사 대부분의 임기가 지난 2005년 10월로 만료됐는데도 이사진을 새로 구성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법원이 백 이사장의 직무집행을 정지하고 김동연 청주예총 회장을 관선 이사장으로 선임하면서 문제가 봉합되는 듯했으나 정상화대책위 등은 "재단 이사들이 파행운영의 책임 없이 기득권만 유지하려 한다"며 이사진 전원 교체, 충북도에 관리권 이양 등을 요구하며 날을 세웠다.

 

이후 재단은 백 전 이사장 등 3명을 제외하고 6명의 새 이사진을 구성해 지난해 8월 문화부에 승인 신청을 했으나 문화부는 연말께 이사회 개최 절차에 하자가 있다며 이를 반려한 뒤 다시 절차를 밟아 줄 것을 요청했다.

 

운보의 집은 재단 이사진 구성과 함께 또 하나의 문제를 안고 있다.

 

운보의 집의 복잡한 소유관계로 인해 생가, 미술관, 공방, 사무실, 주차장 등의 건물과 토지 중 과거 ㈜운보와 사람들이 관리하던 공방, 주차장 등이 2005년 11월 경매로 H씨에게 넘어가 시설이 분립돼 있는 것.

 

운보 관련 콘텐츠 및 라이선스 사업을 하려다 재단 측의 거절로 뜻을 이루지 못한 H씨는 당시 "재단이 권리(저작권)만 쥐고 있다"며 주차장 등에 '금줄'을 설치하는 등 반발한 바 있다.

 

도청 관계자는 "재단이 이사회를 열어 임원진을 구성하고 이를 문화부가 승인하면 외형적으로는 정상화의 틀을 갖추는 셈이지만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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