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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문화의 옛 풍경 가난했지만 따뜻했다

두레강좌 공개특강 '1960~1990년대 전주문화읽기' 열려

1994년 열린 제33회 전라예술제 시가행진 모습(좌). 1982년 전북 예술인들의 염원이 담긴 전북예술회관 준공식. ([email protected])

"1961년 군사정부의 포고로 사회단체들이 일괄 해체됐다. 문화예술 관련 동호회들도 금지됐다. 이듬해 1월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가 결성됐으며, 3월 전북에서도 예총도지부 결성준비위원회가 구성됐다. 당시 예총이 어용(御用) 단체였던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 반대 세력으로 민예총이 생겼다고 할 수 있다.

 

60~70년대에는 유흥업소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섰다. 전주 연예인들로만 충당이 안되니까, 익산 군산 충남 등에서 충당했다. 연극판은 늘 배우들이 부족했다. 한 작품에서 뜨면 서울로 가다보니 지역은 연극배우 양성소에 불과했다. 시립극단이 84년도에 창단했는데, 배우들을 묶어놔야 할 필요가 있었다. 미술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60~70년대를 기점으로 구상계열에서 추상계열로 단체전에서 개인전 중심으로 변화됐다고 할 수 있다."(문치상 풍남문화법인 이사장)

 

사진위부터 구 상공장려관(현 도의회 청사)에 세워진 제12회 전라예술제 아치. 상공장려관(현 전북도의회 청사)으로 전북예총이 입주하면서 테이프커팅(신석정지부장, 이환의지사, 설인수교육감 등이 보인다)을 하고 있다. 신석정 시인의 선자시화전에 강암선생이 참석했다. ([email protected])

 

국악인 양성소였던 권번이 서울과 개성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번째로 들어선 곳. 1945년에는 전북관현합창단이 전국 최초로 창설됐으며, 50년대 6·25로 인해 서울에서 활동하던 예술인들이 대거 전북으로 내려와 머물렀다.

 

문화공간이 없어 다방에서 전시를 하고 시를 낭송했으며 극장을 빌려 공연을 했던 이 땅의 예술인들. 여럿이서 함께 술을 마셨어도 "내 앞으로"를 외치며 손 들고 걸어나와야 멋있다고 생각하던 시절. 전주 문화의 옛 풍경은 가난했지만, 연극인을 돕기 위해 미술인들이 전시를 열 정도로 따뜻하고 여유로웠다.

 

전주와 문화를 키워드로 지난 추억과 흔적을 살펴보는 '1960~1990년대 전주문화읽기'가 14일 오후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렸다.

 

전주평생학습센터, 최명희문학관, 문화연구 창이 올 초부터 전주시 문화·복지시설 종사자를 위한 실무워크숍으로 진행하고 있는 '두레강좌' 공개특강. 문치상 풍남문화법인 이사장이 60~70년대, 김은정 전북일보 편집국장이 80~90년대 전주 문화의 아름다웠던 현장을 들려줬다.

 

귀한 그랜드피아노가 있던 전주시민문화회관은 1966년 건립됐으며, 1974년에는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전북예술회관 건립을 위한 기금 조성 운동을 벌였다.

 

80년대 들어서면서부터는 문화공간이 양적·질적으로 늘어났다. 이전이 무대가 없어서 발표를 하지 못했던 시대라면, 80년대 이후는 오히려 공간에 무엇을 채워넣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됐다. 김국장은 "문화예술인들 역시 공급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에서 접근하고 전문성과 기획력을 요구받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김국장은 "현 시점에서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문화공간들이 문화향수권에는 일정부분 기여하고 있지만, 지역 문화예술인들을 지원하는 것에는 소홀한 것 같다"며 "문화공간과 문화예술인들의 역량이 같이 성장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한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밖에도 우진문화재단이 문화공간 운영의 모범적 모델로 제시됐으며, 지역의 삶과 역사를 춤의 언어로 풀어냈던 현대무용단 '사포'와 민중미술의 기틀을 마련했던 '온다라미술관', 우리지역의 건강한 문화를 꿈꾸었던 '황토현문화연구회'와 '문화저널' 등은 전북 문화의 역사에서 잊지말아야 할 기억들로 이야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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