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예술의 상관관계 다큐 제작…잊혀진 역사에 대한 반성 이끌어내
'연극적 장치 없이는 권력도 없다.'
1930~40년대 독일에서는 오페라가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됐다. 나치는 바그너 아우라와 불분명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면서 광기와 부조리의 역사를 은폐시키고자 했다.
8일부터 10일까지 전북대 지역디지털미디어센터에서 주최한 '다큐멘터리의 A에서 Z까지'주제로 특강에 나선 끌레르 알비 이스트대학 교수(56)는 지난 6년간 제작했던 다큐멘터리'오페라와 라이히 제3제국'를 통해 정치와 예술의 역사적 상관관계를 설명했다.
"당시 바그너와 카라얀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정치와의 결탁이 자신의 음악세계를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로 여겼기 때문에 집단의 광기가 존재할 수 있었죠. 인간적인 갈등은 생길 수 있지만, 선택 여부는 각자의 성찰과 도덕적 신념에 따라 달라집니다. 오페라를 통해 절대 권력을 행사했던 당시 정황과 불안한 영혼의 예술가들의 모습을 담고 싶었습니다."
그는 당시 오페라에서 등장한 과도한 드라마적 요소와 영웅성 강조는 국민들의 단일화된 민족국가를 찬양하는 장치에 불과했다며 수많은 오페라가 무대에 올려졌으나 미학적 창작은 전무해 예술은 오히려 퇴보했다고 설명했다. 자신들의 치부가 더이상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았던 독일은 그의 다큐멘터리를 반기지 않았으며, 학교에서 교육적 목적을 위해 일시적으로 상영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국내·외로 반출될 때는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상영될 수밖에 없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관한 이야기도 덧붙여졌다.
한국 방문이 처음이라는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당시 나치 정부가 독일 예술가를 통해 자신의 광기를 어떻게 표출했는지 그 생생한 현장을 전할 수 있어 기뻤다며 더 많은 다큐멘터리가 제작돼 잊혀져가는 역사에 대한 각성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특강은 지난해 전북대와 프랑스 이스트대학과의 MOU 체결 일환으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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