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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도심 속 섬, 다시 문 활짝 연다

문화공간 싹 '떠오르는 재뜸마을'…생활문화공동체 시범사업 선정

전주 서신동 재뜸마을 전경. ([email protected])

유연대 산자락과 전주천 사이에 있는 자연마을 재뜸. 일제강점기 고개마루 옆에 생겨난 재뜸마을은 지금의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10∼20번지 일대(옛 전북은행 전주서신동지점∼서신동 롯데아파트 사이)다.

 

마을이 개발되기 전까지만 해도 재뜸마을 입구에는 장이 섰고, 이 곳은 주민들이 소통하는 공간이 되곤 했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주변에 중상층 이상이 거주하는 아파트와 대형마트, 백화점 등이 들어서면서 원거주민이 살고있던 재뜸마을은 소외된 채 구도심이 돼버렸다.

 

고립된 섬처럼 남아있는 재뜸마을. 재뜸마을에 자리잡은 문화공간 싹(대표 채성태)이 재뜸마을의 주민과 주민, 마을과 마을을 공동체로 잇는 작업에 나선다.

 

'2009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시범사업'에 선정된 문화공간 싹의 '떠오르는 재뜸마을! 문이 열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지원하는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시범사업'은 문화예술적 활동을 통해 주민들의 공동체 문화를 회복하고 지역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도내에서는 재뜸마을을 대상으로 한 문화공간 싹이 유일하게 선정됐다.

 

'떠오르는 재뜸마을! 문이 열리다'는 주민들과 함께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찾아보는 '재뜸! 과거·현재·미래를 소통하다'와 아트 마켓을 통해 문화공간이자 주민공동체적 쉼터를 만드는 '장고개에서 만나요!', 주민들이 자주 지나치는 주차장 벽면에 좋은 글귀들을 적어놓는 '우리는 행복합니다', 상가마다 로고와 특징있는 비닐봉지를 제작해 주는 '재뜸의 정을 담아드립니다', 사업결과를 주민 문화예술축제 형태로 담아내는 '떠오르는 재뜸마을! 문이 열리다!' 등으로 12월까지 진행된다.

 

이번 사업을 위해 주민협의체도 구성했다. 마을의 가장 큰 어른으로 주민들에게 존경받고 있는 김병완씨(83)와 40대 아들·딸과 '자매식당'을 운영하며 사위는 마을입구에서 작은 양복점을 하고 있는 이안남(72) 백순금(69) 부부, 1986년부터 부부가 이용원과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오병옥씨(63) 부부 등이 주요 인물들이다. 주민자치센터와 서신초등학교 등 주민 연관시설들의 참여의지도 확인했다.

 

채성태 문화공간 싹 대표는 "재뜸마을은 행정구역상 서신동에 포함돼 있지만 개발에서 소외됨으로써 경제적·문화적·교육적·복지적으로 낙후돼 있으며, 이 때문에 주민들의 소외감이 크다"며 "가시적인 지역개발이나 일시적인 결과가 아닌, 지역과 주민의 현실을 이해하고 내적가치를 추구하는 문화예술적 접근으로 주민 스스로가 삶의 가치를 높여 공동체의식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대표는 마을의 닫힌 문을 열기 위한 소통의 인사로 매주 한차례 주민들에게 '아침편지'를 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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