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높고 꽃게는 살찌고…식탁 위 얄미운 밥도둑…다이어트·노화방지·골다공증 탁월
가을 식탁엔 역시 꽃게다. 기름진 밥 한 숟갈에 '척' 얹어 입에 넣으면 피곤에 지친 입맛이 기운을 차린다. 한 그릇, 두 그릇. 잠자던 식욕을 흔들어 깨운다. 나도 모르게 "한 공기 추가요!"라고 말하게 만드는 꽃게는 얄미운 '밥도둑'.
대개 꽃게는 알이 꽉 차는 4~5월에 잡고, 산란기인 금어기(고기잡이 금지기간)를 거쳐 9~11월에 다시 한번 잡는다. 봄철엔 알이 꽉 찬 암꽃게가 제 격이라면, 가을엔 봄철에 알을 부화하고 살이 없는 암게보다는 살이 차고 쫄깃쫄깃한 수게가 제철.
꽃게는 지방 함량이 낮고 각종 단백질을 풍부하게 함유돼 다이어트식으로 좋다. 소화 또한 잘 돼 어린아이나 노약자 영양식에 적합. 혈압과 콜레스트롤을 낮추는 키토산과 간장의 독소를 풀어주는 타우린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간장 기능을 강화시켜주고, 여성들의 산후 통증이나 생리장애를 치유하는 데 효과가 크다. 또 비타민 E와 니아신은 노화 방지와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
하지만 꽃게는 손질하기 번거로워서, 어떻게 요리해야 할지 여간 고민스럽지 않다. 찜을 하거나 찌개에 넣어 끓여 먹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리로 변신한 맛을 알게 된다면 번거로움 쯤은 감수할 수 있을 듯.
꽃게는 신선도에 의해 맛이 좌우된다. 내장이 흘러나오지 않고 몸통에 다리 10개가 제대로 붙어 있으며, 손으로 건드려봐서 움직이면서 비린내가 나지 않는 것이 싱싱하다. 가벼운 것보다는 몸이 단단하고 무게감이 있는 것이 속살이 많다.
꽃게의 비린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된장과 마늘, 파를 넣고 끓여내는 탕이 제격이다. 더 강한 꽃게 향을 즐기고 싶다면 꽃게찜도 있다. 가을에 살이 오른 수컷은 꽃게찜 요리가 으뜸. 꽃게찜 할 때에는 게장이 밖으로 흐르지 않도록 뒤집어 쪄야 한다. 비린내를 제거하고 싶다면 쪄내는 물에 소주나 청주, 맛술 등을 같이 넣어서 찌는 게 좋다.
사시사철 맛볼 수 있긴 하지만 간장게장은 최고의 진미. 간장에 각종 향신료를 넣고 달여 꽃게를 하루 이틀 담가두면 될 것 같지만, 웅숭깊은 속맛이 특징이다. 고춧가루에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 감칠맛을 내는 양념게장도 한번쯤 먹어보면 그 맛에 빠질 수밖에 없다. 양념게장은 수게, 간장게장은 알이 있는 암게를 사용해야 더욱 맛있다.
제철에 제맛 나는 꽃게를 먹으려면 산지에서 살아 있는 꽃게를 사다 즉시 요리해 먹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올해 군산 앞바다엔 가을 꽃게 어획량(지난달부터 이달 10일까지)만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 18만8600kg에 비해 70% 이상 늘어난 32만7500kg이 수확됐다. 덕분에 가격은 뚝 떨어졌다. 꽃게는 1kg에 9000원∼1만 원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2만5000원)에 비해 절반 아래로 내린 것.
최연호 전북도 수산시험연구소 담당자는 "자치단체와 해경의 불법어업에 대한 단속이 크게 강화된 데다 매년 50~100만 마리 꽃게를 방류하는 등 해양 생태계 정화사업이 활발히 진행돼 꽃게의 성장이 활발해진 덕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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