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문학 정보 공존…"블로그 보고 손실난 회원 하소연 괴로워"
"최근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지나치게 기술적인 단기매매에 치우친 감이 있습니다. 주식 투자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 제 블로그를 찾는 분들이 제가 올린 글을 통해 기업에 대한 기본적인 가치 분석을 하는 계기를 만들기 바랍니다."
주식 애널리스트인 이강연씨(49)가 운영하는 블로그 '포카라의 실전투자(http://blog.naver.com/pokara61)'에는 산업·경제를 분석하는 글·기사와 이 씨가 전하는 주식투자의 비법이 담겨 있다. 경제·문학 관련 서적에 대한 독서 소감을 통해서는 그의 전문적인 소양도 엿볼 수 있다.
▲ 주식과 문학이 공존하는 블로그
언뜻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주식과 문학을 주제로 한 그는 오히려 "주식투자를 위해서 다방면의 독서가 중요하다"며 "독서의 최종적 완결은 글쓰기다"고 설명했다.
"고교 시절 학교 도서관에서 문학작품을 접한 뒤 즐겨 읽게 됐습니다. 더욱이 주식투자자는 하루 하루 주가 등락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만큼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고 감정이 메마르게 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비단 문학뿐 아니라 경제·과학·미술·영화 등 다방면에 걸친 독서 습관은 주식투자를 할 때 객관적인 시야를 확보하는데 기여합니다."
그는 직접 생산하는 콘텐츠가 하루에 한 개 이상이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블로그를 운영한다. 최근에 '내가 읽은 책'에 올린 로베르토 볼라뇨의 <칠레의 밤> , 강신주의 <철학적 시읽기의 즐거움> 과 <상처받지 않을 권리> 등의 독서소감에서는 자본주의에서 자본을 공급하는 직업임에도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을 잃지 않는 그의 시각이 나타나 있다. 상처받지> 철학적> 칠레의>
주식 관련 내용은 가장 최근에 이슈가 되는 글을 중점적으로 올린다. 올해 LED 산업이 화두라면 LED에 대한 산업분석을 하면서 핵심 주식을 깊이 있게 분석하는 글을 집중적으로 게재하는 방식이다.
▲ 우량주의 중장기 투자 권해
이 씨는 지난 2004년 6월 블로그를 개설했지만 본격적은 글쓰기는 지난 2008년 봄부터다. "처음 제가 투자하는 종목에 대해 스스로 정리하는 차원에서 글을 썼습니다.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글쓰기와 특이한 문체로 보는 사람들이 '시원하다'는 평을 많이 했습니다."
정치에 대한 글도 빈번히 올렸지만 최근에는 거의 쓰지 않는다. 국책은행장을 비판하는 글을 쓴 뒤 자제해 달라는 연락이 온 적도 있었다.
그는 자신의 글로 인해 손실이 난 사람의 하소연을 알게 될 때 가장 괴롭다고 한다.
"주식에 대한 판단을 말하는 만큼 블로그 내용이 상당히 민감합니다. 제 글로 이익을 낸 분도 있지만 손실을 본 분도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가 제 글을 보고 판단, 자기 책임 하에 주식을 사는데 손실 사례를 읽게 되면 심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블로그 운영의 가장 어려운 점입니다."
이 씨가 밝힌 주식투자 원칙은 우량주의 중장기 투자다. "주가는 기업의 가치를 반영합니다. 기업이 이익을 많이 내면 주가도 올라간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우량주를 중·장기 투자하는 전략을 옹호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회계학적 지식이 있어야 하고 기업과 산업에 대한 분석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는 이어 "기본적 가치투자의 요체는 좋은 주식을 싼 가격에 사는 것인 만큼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도 저점에 올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며 "현재 실적이 좋고 앞으로도 전망이 나쁘지 않음에도 주가가 계속 빠지는 종목을 산 뒤 3년 정도 인내하는 투자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 온라인이 오프라인 강의로 이어져
이 씨의 솔직담백한 블로그에는 하루동안 2000명 가까운 누리꾼이 방문하며 인기를 끌자 지난해부터 매달 세번씩 오프라인 강의를 한다.
"블로그의 글을 보신 분이 제가 근무하는 증권사 객장을 방문해 주식투자를 자문하기도 합니다. 온라인상에서 신뢰가 깊어지면 오프라인으로 연결되고, 반대로 오프라인 강의 수강생의 요청으로 '포카라 주식카페'를 개설해 회원들과 증권에 관한 심도있는 공부와 등산·정기모임를 합니다."
그는 블로그와 함께 '포카라 주식카페'를 활성화시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제 블로그가 증권 전문 블로그로 좋은 기업을 발굴해 투자자와 함께 웃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3년 뒤 카페 회원과 네팔의 도시인 포카라에서 히말라야 트레킹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씨는 전주 출신으로 전주고·서울대를 졸업한 뒤 지난 1984년부터 쌍용투자증권·쌍용경제연구소·서울증권·교보증권 등을 거쳐 현재 유진투자증권 강동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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