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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암연구동 10주년과 기부문화

서울대의대와 삼성그룹이 암을 정복하겠다는 의지로 설립한 서울대의대 암연구소(소장 송용상) '삼성암연구동'이 17일로 개관 10돌을 맞았다.

 

2000년 3월17일 개관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도 암 정복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았지만, 삼성암연구동 개원 10주년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이는 당시 암 연구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암을 비롯한 질병연구에 거액의 기부 문화가 도입된 시발점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암연구동은 당시 삼성전자가 300억원을 기부해 서울대 연건캠퍼스에 지하 1층, 지상 9층 규모로 지어진 암 연구 전용 건물이다. 이 건물에서 현재 서울대의대 소속의 교수 400여명과 전임연구원, 박사후 연구원, 대학원생 및 연구원 등이 암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 건물의 1층에는 한국인에게 잘 발생하는 위암, 대장암, 폐암, 유방암 등이 발생하는 과정, 진단 및 치료과정을 설명하는 암박물관이 있고, 2층에는 화상회의가 가능한 국제 회의실인 이건희홀이 있다.

 

나머지는 모두 연구실로 사용된다.

 

삼성암연구동은 개관 이후 암연구를 전공으로하는 50여명 이상의 박사를 배출했으며, 항암제 및 암진단시약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을 보육하기도 했다.

 

또한, 매년 해외 석학 및 국내 암연구자들이 심도깊게 토의하는 국제암심포지엄이 삼성암연구동에서 열리고 있으며, 한ㆍ일 암심포지엄도 매년 열리는 주요 행사 가운데 하나다.

 

이 같은 '삼성암연구동'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서울대 암연구소는 당시 거액의 기부금 희사를 결정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게 최근 감사패를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이 회장 측은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한다.

 

송용상 암연구소장은 "이건희 전 회장은 건물을 지을 당시에도 '이건희홀'이란 명칭를 쓰지 말도록 하고, 연구소 내에 세워둔 본인의 흉상도 작게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면 "연구소 차원에서 고마움을 표현하려 했지만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대의대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삼성암연구동 이후로 변변한 기부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 점점 연구원들은 늘어나고, 연구 분야도 확대되고 있지만, 시설은 그대로여서 10년 전의 기부문화가 절실한 실정이다. 더욱이 요즘은 건물마저 노후해져 비가 새는 곳도 생겼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미국의 하버드대의대 데이나파버 암연구소가 지난해 9월까지 1조2천억원 규모의 기부금을 모으고, 14층 규모의 최신식 건물을 2011년까지 신축한다는 외신 보도에 서울대 암연구소가 부러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송 소장은 "이제는 암연구소가 암세포 차원의 기초연구에서 주제를 넓혀 일반적인 운동이나 식생활이 어떻게 암을 억제하는지 등의 분야로 연구를 확대함으로써 암 예방에 주력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학제한 협동연구가 절실한 만큼 정부와 기업, 개인 차원에서 서울대 암연구소에 대한 후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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