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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 마케팅 믿고 우리만의 브랜드 만들고 싶어"

한옥마을에 보석 디자인 회사 '아줄'차린 최현윤·김영수씨

전주 한옥마을에 보석 디자인 회사 '아줄'을 차려 '세계 100대 브랜드 회사'에 도전하겠다는 최현윤·김영수씨가 디자인 한 보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보석 아줄라이트는 가을하늘의 색과 닮았다. 희망적이면서도 우울하기도 하고, 차가우면서도 따뜻하기도 하다. 이런 양면성의 매력에 빠진 주얼리 디자이너 최현윤(36)씨와 김영수(37)씨가 지난해 9월 전주 한옥마을에 주얼리 디자인 회사인 '아줄(Azul)'을 열었다. 한옥에 마련된 보석 디자인 회사라니, 전통과 현대의 절묘한 조화 같다.

 

"둘 다 보석 만지는 일이 잘 맞는다는 사실을 알았죠. 요리도 남성들이 더 잘하지 않나요? 남성의 섬세함과 감수성이 특별한 선물을 만들어내죠."

 

이들은 원광대 금속공예과, 동대학원 귀금속디자인학과 전공 선·후배 관계다. 학교 졸업 후 각자의 길을 걷다 만났다. 최씨는 중국 연변대학에서 강의를 하다가 필리핀에서 주얼리 공장 책임자로 일했다. 일본에서 자신만의 귀금속 가게를 차리기도 했지만, 금 가격 급등으로 가게를 정리해야 했다. 한국에 들어온 최씨가 금속공예 전공생들을 가르치면서, 작품 활동을 해온 김씨와 '아줄'을 계획한 것은 1년 전. 서른 중반을 넘기면서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자는 마음이 간절해졌다고 했다. 한옥마을에 회사를 차린 것은 전국 방문객을 비롯해 외국인에게도 널리 알려진 곳이기 때문에 입소문 마케팅이 성공하리라는 판단 때문이다.

 

금 가격 급등과 온라인 시장의 주얼리 저가 판매로 귀금속 시장은 얼어있는 상태. 경제 불황도 더해져 보석이 사치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앞으로 수공 디자인을 더 많이 찾게 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 다 똑같은 보석 디자인에 싫증을 느낀 고객들이 점차 자신만의 특별한 보석을 갖고 싶어할 것이란 분석.

 

이들은 각종 기념일이 많은 5월, 12월을 준비하기 위해 3개월 단위로 즐거움과 고단함의 모자이크 같은 시간을 보낸다. 해외 여행, 인터넷을 통한 정보력을 갖춘 소비자들이 전세계 트랜드를 실시간으로 읽어내기 때문에 시장이 거의 하나로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전 세계 유명 패션쇼와 잡지는 물론이고 올해 트랜드를 다룬 보고서까지 참고하면서 새로운 디자인을 짜내기 위해 밤을 꼴딱 새는 일이 다반사.

 

"일 자체를 즐길 줄 아는 법을 배운 게 가장 큰 수확이에요. 젊은 세대들의 취향을 읽기 위해 바(bar)나 나이트도 자주 가는 편이고요. 열린 눈, 깨어 있는 귀를 지녀야 한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배우고 있죠."

 

'아줄'은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 단순한 디자인으로도 사치가 아닌 품격의 세계를 드러낼 수 있는 스타일. 맞춤 컬렉션은 아줄 클래식(예물 중심), 아줄 코스튬(실버 제품), 아줄 키즈(어린이용 장신구)로 크게 나눈다. 어른들의 취향을 반영하는 디자인이되 크기는 어린이 몸에 맞는 아줄 키즈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상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어머니 결혼 반지를 새로 디자인해 프로포즈하고 싶다는 친구도 있었고, 아내에게 처음 선물했던 결혼반지를 예쁘게 다듬어 선물하고 싶다는 남편도 있었어요. 넉넉지 않은 사람들이 소중한 이에게 보석을 선물하려는 걸 보면 참 애틋합니다. 그런 마음들을 이야기로 담아내는 보석을 디자인하고 싶습니다."

 

'아줄'의 목표는 세계 100대 브랜드에 드는 일이다. 이들은 직접 디자인한 보석을 내놓기도 하지만, 다른 귀금속 회사에 디자인을 팔기도 한다. 향후 5년 내에 중국 시장에 진출을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멀고 험난하기만 한 세계 브랜드의 길, 경영 마인드 갖추기, 주얼리는 상류층의 사치품이란 인식 등 극복해야 할 장애물은 많지만 이들의 꿈은 변색될 것 같진 않다.

 

"볼 때마다 마음이 밝아지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제품이 명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곳곳에 '아줄' 매니아를 심을 거예요. '아줄'을 불멸하는 명품으로 남게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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