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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어려워요?… 이해하면 재밌어요"

가족발레 '코펠리아'를 준비하는 국립발레단 정영재 김리회 박슬기 세 단원의 각오는 남다르다. 발레는 어렵고 다가가기 쉽지 않다는 편견을 이번 기회에 깨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지난 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이들은 의욕이 넘쳤다. "발레를 많이 안 보는 이유 중 하나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번 작품은 너무 재미있는 발레여서 대중화에 많은 도움이 될 거 같아요. 해설이 없어도 누구나 이해하기 쉬울 거예요."(리회)

 

"무대에서도 관객과 소통하는 부분이 많을 거예요. 소품이나 인형 머리 같은 걸 객석에 뒀다가 가지고 오는 장면도 있거든요."(슬기)

 

이번에 공연되는 '코펠리아'는 서울발레시어터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이 새롭게 안무를 만든 작품이다. 그는 고전 발레인 코펠리아에 모던 발레를 접목해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 냈다.

 

고전 발레에 익숙한 국립발레단 단원들에겐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영국국립발레단에 있을 때 클래식한 코펠리아를 한 적이 있는 정영재는 "클래식 발레에서 마임은 추상적인데 이번에는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마임이 많다"면서 "고전보다 좀 더 발랄한 작품이 나올 거 같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김리회는 "고전 발레는 다음 동작을 예상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예상을 잘 못하겠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박슬기는 "기존에 코믹해서 발레에는 전혀 못 쓸 거 같다고 생각했던 동작이 있어서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연습하니 재미가 붙었다"고 말했다.

 

제임스 전은 이들에게 아직 완성된 안무를 보여주지 않았다. 동작 자체보다 무용수가 캐릭터를 이해하고 자신만의 표현을 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장면을 설명해주시고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 너만의 동작으로 표현해봐라'라고 하세요."(리회)

 

이들이 인터뷰에 응한 시간은 오후 4시30분. 해가 떨어지지 않았지만 얼굴엔 피곤함이 짙게 묻어났다. 그만큼 연습량이 많다는 증거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코펠리아' 연습이 이어지고, 여기에 정영재와 김리회는 콩쿠르 준비 때문에 밤늦게까지 연습을 계속한다. 두 사람은 16일부터 열리는 러시아 페름 아라베스크 발레 콩쿠르에 참가한다.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실력을 뽐내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특히 정영재에겐 병역문제라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이 콩쿠르에서 2위 이내에 입상하면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다. 발레리노에게 병역문제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전성기인 20대 중반에 2년 공백은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상무처럼 군에서도 발레를 계속할 수 있는 길이 있으면 좋겠지만 형평성 문제도 있고 쉽지 않은 일입니다. 병역 문제는 발레리노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예요."(영재)

 

한국 발레의 미래를 책임질 이들은 대중들의 발레 사랑을 당부했다. "외국에서는 발레리나를 예술가로 봐주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인식이 부족한 거 같아서 아쉬울 때가 있어요.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서 발레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해요."(슬기)

 

'코펠리아'는 27일부터 5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발레 해설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동훈이 진행한다(02-587-6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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