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드·파스타·토마토 '3대 요리'
자존심 강한 이탈리아인들은 자신들의 문화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특히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오늘날에도 가장 보편화 된 외래음식은 중국 음식뿐이라고 한다.
음식에 대해 보수적일뿐만 아니라 음식 자체가 다양해 굳이 패스트푸드를 찾지 않고 타국 음식점의 선호도도 높지 않다.
음식의 신선함을 좋아하는 이탈리아인들은 냉동 패티(Patty)를 녹여 햄버거빵에 끼워 넣은 패스트푸드보다 직접 반죽한 도우(Dough)에 신선한 재료를 올려 즉석에서 피자를 구워 먹는 이탈리아의 문화에서 패스트푸드점이 정착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이탈리아 국기에는 자유, 평등, 박애의 초록색, 흰색, 빨간색으로 되어 있다. 아름다운 초록 영토, 알프스의 흰 눈, 애국의 뜨거운 빨간 피를 상징한다지만 식품 전공자들에겐 이탈리아를 상징하는 3대 요리로 보인다.
초록색은 신선한 채소의 샐러드, 흰색은 다양한 모양의 파스타, 빨간색은 빛나는 토마토이다.
이탈리아는 겨울은 온난다습하고 여름에는 고온건조한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다. 농?수?축산물이 풍부하고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신선한 요리가 발달한 배경이다. 대부분의 서양요리와 달리 채소가 중요시되는 특징을 보인다.
조리에 사용되는 채소는 아티쵸크, 파프리카, 호박, 양파, 가지, 아스파라거스, 브로콜리 등이이며, 샐러드의 맛을 완성시켜주는 향신료로 바질(Basil)이 대표적이다. 산뜻한 향이 이탈리아 요리 특유의 향이다.
또 파스타나 피자에 많이 이용되며 특히 토마토가 들어가는 요리에는 필수적이다.
두번째는 경질밀가루와 신선한 달걀, 올리브오일과 물이 만들어낸 300종류가 넘는 파스타다. 삶을 때는 팔팔 끓는 물에 오일과 소금을 소량 넣고, 파스타를 넣으면 된다.
스파게티의 경우는 약 8분을 삶아주면 알 덴테(Al dente)상태가 된다. 그러나 면발의 퍼짐과 씹힘의 정도는 개인 취향이며, 화력에 따라 달라지므로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또, 이탈리아 사람들은 면을 먹을 때 포크로 면을 찍어 먹는다. 그런데 우리는 포크로 면을 스푼 위에 올리고 돌려서 한 입에 들어가기 편하게 해서 먹는다. 이는 이탈리아 음식이 미국으로 건너갔을 때 실용성을 강조한 미국인들에 의해 변형된 것이고, 미국음식문화가 우리나라로 들어왔기 때문에 우리도 이처럼 먹는 것이다. 우리가 이제까지 먹었던 크림소스로 맛을 낸 까르보나라는 미국식이다. 이탈리아 까르보나라는 소스가 많지 않고 매우 짜지만 느끼하지는 않아 전체적으로 밋밋한 맛이다.
세번째, 세계에서 가장 많이 먹는 채소인 토마토.
어려서부터 먹은 토마토케첩의 맛은 익숙하지만 아직도 토마토소스를 제외하고는 물 많고 시큼한 토마토가 우리 정서상 식재료로 사용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과거 토마토를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16세기 중반 이후부터. 이전에는 관상용으로 받아들여졌으나, 이마저도 토마토풀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로 푸대접을 받았다. 1692년 안토니오 라티니(Antonio latini)가 쓴 요리책에 토마토소스 요리법이 소개되면서 서서히 배고픈 서민들과 실험정신이 강한 요리사들에게 관심을 끌었다. 1839년 나폴리에서 파스타면과 토마토소스가 만나 오늘날 세계인의 인기를 얻고 있다.
2002년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건강식품 1번이 토마토이며, 토마토의 붉은 색소 리코펜의 항산화 효과와 나아가 항암효과까지 밝혀지고 있는데 그간 괄시를 받아온 것이다.
이탈리아인이 사랑하는 음식 3가지가 바로 국기에서 표현되고 있으며, 그들은 슬로우푸드를 외친다.
장화 모양의 영토 이탈리아. 그래서 과거 로마가 대부분의 유럽과 북아프리카, 서아시아까지 지배해 온 것 같다. 과거,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던 그 영화를 잊지 못해 이탈리아인들은 미래로 가고 싶지 않아 슬로우를 외치며 입맛마저도 과거에 머무르고 있는 듯 하다.
/송영애(전주기전대학 출강, 푸드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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