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4년만에 경사…희곡상·연출상·최우수연기상도 휩쓸어
창단된 지 4년된 신생극단이 전국대회를 휩쓰는 사고를 쳤다.
지난달 30일 부산문화회관에서 폐막한 '제28회 전국연극제'에서 전북 대표로 출전한 연극하는 사람들 무대지기(대표 김정숙)가 '눈 오는 봄날'(작 김정숙, 연출 안세형)로 대상인 대통령상과 희곡상, 연출상,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무대지기 대표이자 희곡상을 수상한 김정숙 대표는 "'눈 오는 봄날'은 이번 연극제를 목표로 지난해 가을에 쓴 작품"이라며 "철거직전 동네에 살았던 어머니의 실제 기억과 감정을 바탕으로 철거직전 달동네 사람들의 삶을 담담하게 그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은 전라도 사투리가 많은데 배우들이 말맛을 잘 살려줬다"며 "특히 전북연극협회 류경호 회장님은 마지막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주셨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무대지기는 2003년 만들어진 젊은 연극인들의 모임 '좋은연극만들기 추진위원회'를 모태로 2006년 정식으로 창단됐다. 김대표는 1995년 창작극회에서 연극을 시작, 배우로 활약하다 작가로 자리잡기 위해 2002년 무대를 떠났다. 신생극단이라 아직 단원은 7명에 불과하지만, 사회적 흐름이나 유행을 쫓지 않고 창작극을 원칙으로 순수연극을 지향해 왔다. 지난해에는 '지금, 이별 할 때'로 전북 극단 최초로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에 참가하기도 했다.
연출상을 수상한 안세형씨는 2000년 연출한 '자전거'로 '전국연극제'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연출보다는 전주시립극단 배우로 활발하게 활동해 왔지만, 연출에 있어서는 사실주의 성향이 강하며 진실을 찾아가는 힘을 가지고 있다.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서형화씨 역시 전주시립극단 단원. 90년대 '전국연극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바 있으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전북 연극계의 중견배우로 자리잡고 있다.
전북 연극이 '전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것은 '물보라'(1986)와 '오장군의 발톱'(1989), '꼭두 꼭두'(1993), '상봉'(2003)에 이어 이번이 다섯번째. 한동안 전북 연극이 '전국연극제' 수상에 실패하면서 침체돼 있던 전북 연극에 단비와도 같은 반가운 소식이다.
전북연극협회 류경호 회장은 "'전국연극제'에서 부산과 우리가 각각 4번씩 대통령상을 수상했는데, 무대지기의 수상으로 우리가 최고 기록을 갖게 됐다"며 "이걸 계기로 현재 진행 중인 새만금과 연계해 군산과 익산 쪽에 '전국연극제'를 유치하려는 노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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