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삼국시대 말기, 늦어도 통일신라시대 초기에 만든 것으로 보이는 저수지 제방 유적이 울산에서 발견됐다. 이는 지금까지 확인된 제방 유적 중 축조시기가 가장 빠른 것 중 하나로 꼽힌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우리문화재연구원(원장 곽종철)은 혁신도시 부지에 포함된 울산 중구 약사동 581번지 일원을 발굴조사한 결과, 약사천 상류 계곡의 양쪽 구릉 능선부를 연결해 축조한 저수지 기능의 인공 제방유적을 확인했다고 7일 말했다.
조사단은 "제방 최하층에서 삼국시대 말∼통일신라시대 초기 도질토기(陶質土器)와 짧은굽다리접시(단각고배 <短脚高杯> ), 연질토기(軟質土器)가 다수 확인됨에 따라 이 제방은 6세기 말에서 7세기 무렵에 축조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短脚高杯>
제방은 물이 모이는 계곡부 안쪽으로 완만하게 돌출한 아치형으로 만들었지만, 현대에 들어 정비된 약사천과 도로에 의해 가운데 제방 30m는 유실된 것으로 드러났다.
제방 전체길이는 직선거리로 155m, 양쪽 구릉 능선부의 암반 지점에서 흙을 쌓은 성토부(盛土部)를 기준으로 할 때는 120m 정도로 추정됐다.
절개를 통한 단면 조사 결과, 제방은 최하단 폭 37m, 잔존 높이 및 둑마루 폭은 각각 8m가량이었다.
원래 제방은 이보다 4분의 1 정도 크고 1∼2m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됐다.
제방은 기초 지반인 암반층 위에 다양한 크기의 돌과 검은색 흙, 조개류를 깔고 높이 1.1m, 폭 13m 정도로 흙을 쌓아 토심부를 구축한 뒤 모래성분이 섞인 흙과 점성이 강한 흙을 교차로 쌓아 접착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구축한 것으로 밝혀졌다.
제방 토심부를 구축하고 성토하는 과정에서는 나뭇가지와 잎 등을 활용한 동아시아 고대 연약지반 보강공법인 이른바 부엽공법(敷葉工法)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방 만수위는 해발 21.42m이며 저수지 둘레길이는 810m, 면적은 2만4458㎡로 짐작된다.
고대 한반도 저수지 제방으로는 삼국사기에 서기 330년 만들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는 전북 김제 벽골제를 비롯한 몇 곳이 있기는 하지만 제대로 발굴조사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문화재위원회 매장문화재분과는 지난달 25일 회의를 열고 약사동 제방유적의 원형보존과 사적지정을 같은 위원회 사적분과에 권고했다.
따라서 이변이 없는 한 이번 약사동 제방유적은 사적 지정을 거쳐 현장 보존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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