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표적 서정시인이자 민족 운동가인 영랑(永郞) 김윤식(金允植.1903-1950) 선생의 일대기를 다룬 실명소설이 발굴돼 관심을 끌고 있다.
강진군은 11일 올 연말 완공예정인 시문학파 기념관에 전시할 자료수집 과정에서 시인 이동주(1920-1979)가 1967년 3월 발행된 현대문학에 쓴 '소설 김영랑'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 소설은 모두 11쪽(192~202페이지) 분량으로 영랑이 태어난 1903년부터 타계한 1950년까지의 삶의 여정, 문단 활동 등을 다루고 있다.
1930년 3월 영랑과 함께 '시문학' 창간을 주도했던 용아 박용철과의 끈끈한 교우 관계는 물론 영랑의 인간적인 면모 등을 살필 수 있는 대목이 곳곳에 녹아있다고 강진군은 설명했다.
특히 소설은 영랑이 창씨 개명을 끝까지 거부하는 등 항일, 민족정신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이 시인은 "일본 문학으로 개종하는 이가 많았지만 우리말로만 시를 썼던 그는 문단과도 절연됐고..(중략) '내집 성은 김씨로 창씨했소'라며 한글 성을 끝까지 버텼다"고 적었다.
이 소설은 영랑의 유족이나 친척이 아닌 제3자가 객관적 시각으로 논픽션 형식을 빌려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소설에서는 영랑의 인품도 생생하게 그려져 있는데 '삼백석'을 추수할 정도로 당시로는 대농(大農)인 영랑이 아픈 이웃이 와서 먹을거리를 부탁하면 두말없이 노적을 헐었다고 적었다.
소설을 쓴 시인 이동주는 해남 출신으로 1950년 문예지에 '새댁과 황혼'으로 등단 한 후 김영랑 실명소설에 이어 이광수, 김소월, 김동인, 박종화 등 유명 문인 20여명을 실명화한 소설을 발표했다.
황주홍 강진군수는 "그동안 묻혀 있었던 영랑의 실명소설이 발굴돼 다행스럽다"며 "시문학사와 영랑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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