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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비체어의 숨은 맛집 리포트] (13)전주시 풍남동 '장가네 왕족발'

쫄깃한 식감에 부드러운 넘김까지 '일품'

이번 추석 연휴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쉬는 곳이 대부분이라 '이번만큼은 맘 편히 쉬어 볼까'라는 생각으로 충남 서천 부근 바닷가에 오래 전부터 자리를 얻어 놨다.

 

내 짧은 계산으로는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공휴일이라 그 다음날인 금요일 신문은 당연히 쉴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그것은 한낱 망상(?)에 불과했다. 오히려 이 글을 화요일까지 서둘러 마감하고 휴가지로 떠나야 한다는 부담감만 커졌을 뿐….

 

지난 20일 안부도 물을 겸 김준희 기자와 통화했다.

 

"지금 어디신가요?"하고 물었더니 "아, 저는 오늘부터 연휴라 집에서 쉬는 중입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순간 '나는 빡세게(?) 돌리고 김 기자는 편히 쉬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살짝 분통이 터졌다.

 

처음에는 '대충 블로그에 있는 글이나 하나 퍼 넘길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휴가라야 컴퓨터 앞이나 기껏 방바닥에 배 깔고 엎드려 잔업할 게 뻔한 김 기자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럼, 이쯤에서 마음을 고쳐 먹어야 하는 건가?

 

전주 '장가네 왕족발'은 영락없이 서울 동대문 부근 족발집 '와글와글'을 연상시킨다.

 

샐러리맨들에게 전폭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와글와글'처럼 착한(저렴한) 가격은 기본이고, 푸짐하고 꾸밈없는 모습까지 그대로 닮았다.

 

물론 '장가네 왕족발'도 그날그날 족발을 삶고, 직접 엄선한 좋은 족발을 고집한다. 아침부터 준비해 오후 3시경 문을 열지만, 1시간 뒤 방문을 권한다. 1시간이 지난 뒤부터 족발이 쫄깃해지기 때문이다. 쫄깃해지기 전 따뜻하고 보들한 족발이 주는 식감도 그리 나쁘지 않다.

 

쫀득쫀득한 커피색 껍질 아래로 부드러운 지방층이 드러나고, 껍질과 지방층을 절묘하게 섞어 놓은 듯한 연한 분홍빛 속살은 잡냄새마저 꼼꼼하게 걸러냈다.

 

'야!'하고 탄성을 지르고야 마는 것은 꼭 족발 맛에 반해서만은 아니다. 따로 콩나물국밥집을 차리고도 남을 만큼 가슴속까지 시원하고 코끝이 찡하게 매운 서비스(무료) 콩나물국밥이 있기 때문이다.

 

곁 음식은 대도시 족발집과 달리 너무나(?) 푸짐하다. 요즘은 찹쌀가루로 부드럽게 국물 맛을 낸 백김치와 싱싱하고 맛깔스러운 제철 나물, 신선한 가지무침, 꽈리고추볶음, 연근들깨탕 등을 볼 수 있다.

 

참고로, 족발을 주문할 때에 한해 콩나물뚝배기가 서비스로 제공된다. 고즈넉한 한옥마을 정취를 만끽하고 돌아서는 길목에 어울리는 '장가네 왕족발'은 동문에 모이는 지역 예술인들의 뒷담화(?) 장소로도 알음알음으로 알려져 있다.

 

▲ 메뉴: 족발 1만8000원∼2만3000원, 목삼겹 1인분 8000원, 오리로스·오리주물럭 2만8000원

 

▲ 영업시간: 오후 3시∼오후 10시(일요일 포함)

 

▲ 위치: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 2가 6-2(구 조약국 사거리에서 기린로 방향 50m)

 

▲ 전화: 063-282-7476

 

김병대(블로그 '쉐비체어'(blog.naver.com/4kf)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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