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달라져도 국가 간의 이익, 종교, 이데올로기의 충돌은 여전합니다. 서로 경계를 허물고 만나자는 취지에서 바다와 시의 정신을 내세웠습니다."
27일 열린 '2010 세계작가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고은 시인은 "100년 전 지구에는 쉽게 갈 수 없는 먼 곳이 있고 특별한 경험이 기다리고 있었다"며 "이제 시공간이 압축돼 어디를 가든 우리와 다른 것 없는 삶을 사는 시대가 됐지만 갈등은 사라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단국대와 동아일보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바다의 시 정신-소통의 공간을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다음 달 3일부터 6일까지 서울교육문화회관과 단국대 죽전ㆍ천안캠퍼스에서 열린다.
단국대 석좌교수로 이번 행사의 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고은 시인이 직접 주제를 정했으며, 다음 달 4일 오전 단국대 죽전캠퍼스에서 기조발제도 할 예정이다.
고은 시인은 "바다는 한국 현대시에 있어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며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시로 꼽히는 육당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는 한국 현대시의 운명을 바꾼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이전에는 우리 시에 바다가 거의 등장하지 않으며, 절망과 죽음의 부정적 대상이었다"며 "그러나 육당의 시에 바다와 소년이 등장한 것은 엄청난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현대시의 운명을 바다에서 시작했다는 것 외에, 국가주의나 지역주의를 떠나서 이야기하자는 차원에서도 바다는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3일 전야제에 이어 4-5일 각국 문인들이 참가하는 포럼이 개최된다. 고은 시인 등 한국 문인 29명 외에 안토니오 콜리나스, 모옌, 크리스토퍼 메릴, 더글러스 메설리, 예지 일크, 고이케 마사요 등 해외 작가 11명이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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