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말-고려초 한국 불교계를 주도한 구산선문(九山禪門) 중 하나로 사굴산문의 종찰 격인 강원도 강릉시 굴산사 터에서 냇돌을 촘촘히 깔아 만든 보도시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굴산사터 동편에 사찰 중심 구역과는 구별되는 별도의 중요한 건물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커졌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소장 김성범)는 굴산사터(사적 448호)에 대한 10개년(2010~19년) 종합학술연구의 첫해 사업으로 올해 사역(寺域) 중앙부 동편 지역을 시굴조사한 결과, 가람 중심부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 대규모 부속시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조사 결과 사역 남쪽 경계로 추정되는 동서 방향의 석축 담장이 배수로와 연결된 채 길게 노출됐으며 이곳에서 굴산사터 중심부로 통하는 약 4m 너비에 이르는 문터(門址) 2기도 확인됐다.
특히 서쪽 문터를 통해 내부로 연결되는 곳에서는 얇고 넓적한 냇돌(薄石)을 촘촘히 깐 일종의 보도(步道) 시설이 일정한 폭을 이루며 북쪽으로 길게 확인됨으로써 굴산사터 동편에 사찰 중심 구역과는 구별되는 별도의 중요한 건물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나아가 이번 조사에서는 건물터와 배수로 내부에서는 고려시대 토기와 함께 '屈山寺'(굴산사)라는 글씨를 적은 명문(銘文)기와를 비롯한 다량의 고려시대 기와 편이 출토됐다.
중원문화재연구소는 나머지 사적 구역 전체에 대한 시굴조사를 내년까지 마무리한 다음 여기서 확인된 유적 등에 대한 전면 발굴을 2019년까지 연차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사찰 구역 내 당간지주를 비롯한 고고학적 환경에 대한 정밀지표조사를 병행하고 불교사상사ㆍ불교미술사ㆍ민속학 등 관련 학문 분야 연구자를 망라한 굴산사 학술대회를 내년 10월쯤 개최하기로 했다.
굴산사는 강릉단오제의 주신인 범일국사(梵日國師)가 신라 문성왕 13년(851)에 창건한 영동지역 선종(禪宗)의 중심사찰로 1936년 대홍수와 2002년 태풍 '루사'로 건물터 일부가 노출돼 부분 수습조사가 실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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