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공개된 '봉은사 땅밟기' 동영상을 만든 개신교인들이 봉은사를 찾아 사과했다.
27일 봉은사와 개신교계에 따르면 찬양인도자학교의 대표인 최지호 목사와 담당간사, 동영상을 만든 학생 등 10명은 이날 오전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을 찾아 "봉은사와 불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최지호 목사는 "학생들을 잘못 가르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저희의 무지와 무례를 호되게 꾸짖어달라"고 말했다.
명진스님은 "한국 기독교의 배타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특히 몇몇 유명목사들이 공공연하게 불교를 우상숭배라고 비하해왔다"며 "이번 사건이 종교 간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한국 사회의 화합을 다지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바라는 뜻에서 사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명진스님은 이어 "봉은사 차원에서 사과는 받아들이겠지만 향후 종교 간 소통과 갈등 해소를 위한 토론회 등을 제안하겠다"고 덧붙였다.
봉은사는 찬양인도자학교 학생들이 봉은사를 찾아 "우상의 땅이 하나님의 땅이 되기를 기원하는" 이른바 '땅밟기' 기도를 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지난 24일 일요법회에서 공개, 불교계가 발끈한 것은 물론 개신교계 내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이 동영상과 함께 대구기독교단체가 만든 "대구에서 지하철 참사가 나고 이혼율이 높은 것이 동화사 등 사찰 때문"이라는 주장과 불교테마공원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동영상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보수 기독교계를 대변해온 한국교회언론회는 "'땅밟기'라는 의식은 정통 기독교 교리나 실천적 강령이 될 수 없는 행위지만 기독교의 이름으로 행해진 일에 대해 기독교 전체는 책임의식을 갖는 것이 옳다. 이런 해프닝은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기독교 전체를 욕되게 하는 매우 잘못된 일이므로 문제를 제공한 기독교 단체는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해야한다"고 논평했다.
교회언론회는 다만 "동영상 문제를 기독교 전체의 주장이나 행동으로 몰고 가는 것도 옳지 않다"라고 경계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도 봉은사, 동화사 관련 동영상에 대해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기독교계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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