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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문화재단, 희망인가 절망인가-대책은 없나(하)

조직·운영체계 정비, 지역 문화계와 소통을

지역문화와 행정은 '따로 국밥'일 수밖에 없는가. 전주문화재단은 지역 문화계로부터 시의 산하단체가 아닌 지역문화의 활성화를 주도하는 곳으로 거듭날 것을 요구받고 있다. 문제는 시가 생각하는 재단과 지역문화계가 바라는 재단이 서로의 이해관계와 입장이 달라 재단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관점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직 구성 우선돼야

 

지역문화계는 재단이 문화전문가를 사무국장으로 채용, 문화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시로부터 독립할 수 있도록 조직이 재정비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가 사무국장으로 공무원을 파견한 것은 시의 영향력만 강화시켰을 뿐 재단이 전주의 문화정책의 책임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문화계는 재단의 활성화를 위해 문화의 전문성을 갖춘 사무국장을 공개 채용하되 의결권을 갖춘 이사회도 재구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사회가 시의 입장을 대변하는 공무원, 지역 문화단체 대표들로 구성 돼 지역의 문화현장을 파악할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문윤걸 예원예술대 교수는 "'사무국장 체제가 좋다','이사회·운영위 체제가 좋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시가 재단을 재정비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며 "시가 재단을 통제하려 하기 보다는 민간 전문가들이 잘 운영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화시설 지원·보조…정책개발 힘써야

 

전주문화재단이 문화시설들을 지원·보조하는 방향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게 지역문화계의 중론이다. 재단이 지역문화계와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도록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진창윤 전북민예총 회장은 "현재 재단은 지역 문화예술인 뿐만 아니라 시민들과도 괴리되어 있다"며 "재단이 문화예술인들의 사랑방이 돼서 지역의 문화지형도를 어떻게 그려나가야 할 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화예술인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재단을 평가할 뿐 재단의 발전방향에 관한 진지한 고민은 없었다는 반론도 있다.

 

한 문화예술인은 "일부 문화예술인들은 재단이 자신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에만 관심을 보인 면이 있다"며 "재단을 다른 문화시설과의 경쟁자로만 바라보는 소이기주의도 극복돼야 한다"고 했다.

 

특히 재단이 전주의 중·장기적인 문화정책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안팎의 요구도 거세다. 김선태 전주효자문화의집 관장은 "재단이 전주의 다양한 문화정책을 내놓을 수 있는 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며 "재단의 사업이 시의 문화정책과 궤를 함께 하면서 정책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재단 정책의 관리·감독도 이뤄져야

 

전주문화재단이 지난 5년간 추진해온 사업은 많다. 하지만 지역문화계는 재단이 시의 사업을 대행하는 데 급급했을 뿐 재단을 대표할 만한 사업은 없었다고 지적한다.

 

한 문화예술인은 "각종 문화시설에 관한 관리·감독은 지나칠 정도로 엄격히 하면서, 재단 내 사업에 관한 타당성 검토, 지도·감독을 소홀히 한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재단이 갈 길을 잃은 것도 시가 재단에 대한 권한만 행사할 뿐 책임은 지지 않으려 한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민영 전주시 문화경제국 국장은 "파견된 공무원과 시청 담당자가 재단의 관리·감독에 관해 역할 분담을 고민하고 있다"고만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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