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이사회가 수신료를 30년 만에 1천 원 올리는 안을 의결한 것과 관련, 22일 "건전한 재정을 확보해 공영성을 강화하고 디지털 전환 작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KBS 김인규 사장은 이날 여의도 KBS에서 수신료 인상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KBS가 진정한 공영방송이 되기 위해서는 건전한 재정 확보가 필요한데 KBS의 수신료는 영국 BBC의 9분의 1, 일본 NHK의 7분의 1 수준"이라며 "그 결과 공영방송으로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기 어렵고 더 나은 공적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힘들다"고 밝혔다.
현재 KBS의 수신료 비중은 총 재원의 40%에 불과해 광고를 비롯한 상업적 수입에 재정을 의존해 왔다고 그는 소개했다.
김 사장은 이어 KBS가 2012년 말까지 디지털 전환 작업을 하려면 5천500억 원 정도가 필요한데 현재의 KBS 재원으로는 도저히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며 현 시점에서 수신료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BS가 수신료를 현행 2천500원에서 3천500원으로 올리면 연간 늘어나는 수입은 2천92억 원이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앞으로 2년간 연간 2천726억 원이 필요한데 수신료 인상분을 제외한 634억 원은 인건비 비중을 2014년까지 30% 아래로 낮추는 등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통해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 이사회는 지난 5개월여의 회의 끝에 지난 19일 수신료를 1천 원 올리는 대신 광고 비중에는 인위적으로 손을 대지 않는다는 안을 의결했다. 이 때문에 이 안이 그대로 국회에서 채택되면 경기 회복 정도와 KBS의 광고 영업에 따라 광고 수입도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게 됐다.
KBS 이사회의 야당 측 이사들은 KBS가 광고 비중을 줄이게 되면 그로 인해 남게 된 기업들의 광고비가 현 정부의 추진사업인 종편채널 지원에 흘러들어 갈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며 KBS의 광고 비중에 손 대는 것을 끝까지 반대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KBS는 수신료 인상과 함께 추가 광고 수입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
KBS는 수신료가 1천 원 인상되면 전체 재원 중 광고 비중이 현재의 41.6%에서 34.9%로 하락한다고 밝혔지만 이 수치는 광고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동이 가능하다.
김 사장은 "개인적으로는 KBS가 영국 BBC나 일본 NHK처럼 완전한 공영방송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광고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사회가 이번에 광고 비중에 손대지 않은 것은 서민가계에 미칠 부담을 우려한 점이 컸지만 종편채널 출범에 따른 오해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신료를 더 인상하고 광고는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당장에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초미의 과제가 있기 때문에 적은 액수나마 수신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디지털 전환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광고를 대폭 축소 또는 폐지하고도 KBS를 운영할 수 있는 재정적 기반이 반드시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 수신료는 1981년 이후 30년간 동결돼 왔다. 2007년에는 KBS 이사회가 4천원 인상안(1천500원 인상)을 의결했지만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그간 수신료 인상을 위한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KBS 이사회와 국회가 수신료 인상안을 독립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정파적 시각에서 다루다 보니 30년간 인상이 안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신료를 얼마 내느냐는 국민이 결정해야 하는 것이고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안심하고 볼 수 있는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의 염원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그간 정파적인 이유로 오르지 못했다"며 KBS 이사회와 국회가 수신료 인상을 결정하는 현 구조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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