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가격으로 서민 입맛에 딱 맞아
국토해양부 '복합환승센터 개발 시범 사업지'로 선정된 KTX 익산 선상역사가 2014년 말 개통된다.
역사 서측 광장에는 주변 지역 KTX 이용객을 위한 환승 시설과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고, 400여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마련되며, 역사 밑으로 나 있는 중앙지하차도는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중앙지하차도…. 익산 시민들이 '송학동 굴다리'라 부르는 곳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하수구로 건축되었으나, 이후 복개(覆蓋)돼 인도로 쓰였던 굴다리는 호남선 철도로 동서로 분단된 서부 지역과 도심을 이어주는 중요한 통로다.
국철이 지나가는 역사 후면이 낙후된 건 어느 도시나 대동소이(大同小異)하지만, 재개발이 진행되기 전이라 굴다리 주변 건물들 임대료는 저렴한 편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가격이 싸면서도, 희소성 있는 맛집들이 여럿 존재한다.
웹상에서 이미 명소로 대접받는 소금구이집 '소주한잔'이 대표 격.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두툼하고 신선한 삼겹살과 항정살이 허름한 가게 분위기와 기막히게 맞아 떨어진다. 완전미로 짓는 냄비밥은 '소주한잔'의 확실한 마무리 메뉴. 다만 고기 한 판이 다 구어질 무렵 서둘러 냄비밥을 주문해야 과식을 방지하고 돈도 절약할 수 있다.
'서해홍탁'과 '송학홍탁'은 목포나 영산포 '홍어거리' 뺨치는 삼합 솜씨로 숱한 홍어 마니아들을 이 지역으로 끌어들였다. 원주민의 까다로운 입맛도 만족시킨 음식 솜씨는 말할 것 없고, 다른 지역 홍어 전문점에 비해 20~30% 착한(?) 가격이 강점이다. 다만 원조 격인 '서해홍탁' 홍어탕 국물이 틉틉하고 삼삼한 반면 '송학홍탁'의 국물은 맑고 간간한 것이 특징이다.
서민들의 허기를 달래 주고, 그들의 애환이 밴 막걸리집은 '도란도란'과 '꾼'을 꼽는다. 주전자마다 상차림이 정해진 전주 스타일과 달리 그날그날 준비한 안주를 일정한 규칙 없이 내놓는다. 한 주전자만 마셔도 산낙지나 닭볶음탕 등이 곁 음식으로 차려지는 일명 복불복(福不福) 시스템이다.
두 군데 모두 음식 솜씨가 뛰어나고, 주인 아주머니의 '맨 파워'(man power)가 돋보인다. '도란도란'에서는 '폭군(?) 네로 황제형', '꾼'에선 '포근한 어머니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주한잔(삽겹살·항정살·가브리살 8000원, 껍데기 5000원)
위치: 전북 익산시 모현동1가 242-5, 전화: 063-854-1911
▲서해홍탁(삼합 2만5000원~3만5000원, 홍어무침 2만5000원, 홍어탕 8000원)
위치: 익산시 송학동 4-15, 전화: 063-843-3359
▲송학홍탁(삼합 3만 원~3만5000원, 홍어무침 2만 원, 홍어탕 7000원)
위치: 익산시 송학동 15-2, 전화 063-854-1112
▲도란도란(막걸리 1주전자 1만2000원, 막걸리 1병 4000원)
위치: 익산시 송학동 238, 전화: 063-854-8986
▲꾼(막걸리 1주전자 1만2000원, 막걸리 1병 4000원)
위치: 익산시 모현동 1가 243-7, 전화: 063-855-5215
김병대(블로그 '쉐비체어'(blog.naver.com/4kf)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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