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무용 '힘찬 날개짓', 올해도 계속된다
전북 무용계가 약진하고 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손윤숙 발레단의 대통령상, 애미아트의 금상, 오문자 알타비아 & 댄스 컴퍼니의 금상 등 활발한 활동을 통한 양적 성장 못지 않게 장르에 따라 고르지 못했던 활동의 경계도 없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 발레는 물론 춤의 형식을 종합적으로 아우른 퓨전 무대까지 다양한 창작 무대의 열기는 올해도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무대 제작을 위한 재정적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일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 예술인들은 대형 무대의 활성화에는 전북도의 무대공연지원금이 적잖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한국 무용 외에도 다양한 장르의 무대에 지원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 전북무용협회, '춤 그리고 다정다감 Ⅱ' 진행
전북무용협회(회장 김 숙)는 전라북도의 지원으로 무용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춤 그리고 다정다감 Ⅱ'를 진행한다. 특히 올해는 무용단 '아리울 댄스 컴퍼니(가제)'를 결성, 문화 소외 지역을 찾아가는 퓨전 공연을 선보인다. 공연은 문화 바우처 사업과 연계, 공연 수익은 무용단 단원들에게 지급된다. 김 숙 회장은 "생활이 안되니 무용수들이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고, 때문에 연습 시간도 적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며 "물론 풍족한 수준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여건을 마련해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매년 전국 무용제에서 전북 무용의 저력을 보여주는 수상 소식이 이어진 만큼 올해도 쾌거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 무용제의 예선 대회격인 전북 무용제에 일반인들의 발길을 더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고민도 요구된다.
▲ 널마루·청호무용단 창작 춤 활기…지역 정체성 담긴 무대도 이어져
널마루무용단(대표 장인숙), 청호무용단(대표 양순희), 현대무용단 사포(대표 김자영) 등 창작춤 무대를 열어 1년 내내 춤 공연의 활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적벽가'를 소재로 한 '타고 남은 적벽'을 올려 호평을 받은 널마루무용단은 '춤으로 풀어내는 판소리 다섯 바탕'의 마지막 무대'수궁가'를 바탕으로 한 춤극을 준비하고 있다. 손윤숙 전북대 교수는 9월 개인 발표회를 준비하고 있으며, 그가 예술감독으로 이끄는 전북대 발레 전공자들의 모임 '발레라인스'도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 공연을 내놓는다. 현대무용을 한국적인 정서로 풀어내는 작업을 해온 청호무용단은 젊은 무용수들이 주축으로 한 다양한 창작 무대를 이어간다. 전북 현대무용의 역사를 일궈온 현대무용단 사포는 올해도 정기 공연 외에 소극장 시리즈로 실험성과 독창력 있는 무대를 선보인다.
지역의 정체성이 담긴 기획공연도 올해도 계속된다.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은 모악산의 풍수지리적 구전을 토대로 역사와 민속을 버무린 춤 '모악'을, 사단법인 마당도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을 통해 명인들의 춤을 복원해 전통 춤 계승의 의미를 확인한다.
▲ 끼리끼리 잔치 머물러서는 안 돼…무용의 대중화 위한 좋은 작품 내놔야
김화숙 원광대 교수가 초대 이사장을 맡은 국립현대무용단 창단 공연 '블랙박스(Black Box)'가 3차례 서울 공연 700석이 전석 매진됐다. 초대권을 마련하지 않고 좌석 등급 없이 전석 1만원에 판매해 화제를 모은 이번 공연은 춤이 난해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객석을 채우기 어렵다는 순수 예술 공연으로는 정말 이례적이다. 이에 두고 도내에서도 더이상 스승이 춤 추고 제자는 표를 사는 '끼리 끼리 잔치'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난해하고 모호한 무대를 만들어 놓고 '대중의 이해도가 낮다'고 탓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있다. 한 예술인은 "아직 접해 본 경험이 적어 이해하기 어려운 무대가 있을 수 있지만, 안무자가 어떤 의도로 동작을 짜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서 대중들에게 강요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술인은"한국예술종합학교가 생기면서 실기 위주로만 학생을 선발하다 보니 기교가 난무한 가벼운 춤이 양산되고 있다"며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교육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북 무용계가 무용의 고급화와 저급화를 구분할 수 있는 기준점을 제공하는 무대를 선보일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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