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주 동헌·장현식 고택, 컨벤션·영빈관으로 단장
옛 전주 동헌(東軒)과 독립운동가 장현식 선생(1896~1950·전라북도 제2대 도지사)의 고택이 전주 한옥마을에서 복원 돼 전통 한옥형 컨벤션 시설로 다음달 문을 연다.
전주시는 두 건물을 이전·복원하면서 국제회의와 연수, 숙박이 가능한 컨벤션 시설로 갖춰 다음달부터 전통문화연수원·영빈관 등으로 시범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전주 향교와 전통문화관 등 한옥마을 시설과도 연계해 조선 유학자들의 전통을 잇는 특강과 전통문화 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제공할 예정이다.
전주 동헌은 조선시대 판관(전주시장)이 근무하던 집무 공간이었다. 1890년 화재로 건물이 없어지면서 이듬해 다시 신축됐다. 1934년에는 일제가 새 청사를 건립한다는 명분으로 동헌을 전주 류씨 집안에 매각했다. 이로 인해 동헌은 완주군 구이면 덕천리로 옮겨져 류씨 문중의 제사를 지낼 때 제각으로 사용됐다. 류씨 문중은 그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2008년 시에 이를 기증했다. 전문가들의 정밀한 고증을 거쳐 터만 바뀌었을 뿐 모습은 옛날 그대로 복원됐다.
동헌 옆에는 79년 된 독립운동가 장현식 선생의 고택이 있다. 김제 출생인 장현식 선생은 명문가의 후예로 중앙고보 설립에 재산을 기부하고 비밀결사인 대동단과 「조선말 큰 사전」 편찬에 드는 비용을 지원해오다 온갖 고초를 겪고 해방 후 제2대 전라북도 도지사까지 지냈으나 6·25 때 납북됐다.
전주 한옥마을로 옮겨진 고택은 그가 1932년 김제시 금구면 서도리에 지은 집으로 후손이 기증했다. 시는 안채 70㎡, 중간채 63㎡, 사랑채 41㎡ 규모로 크고 작은 방 8칸을 복원했다. 이 고택들은 목재 가공 수준이 정교해 보존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시는 한옥마을에 건립한 3대 문화관(소리문화관·부채문화관·완판본문화관) 등도 상반기에 개관할 예정이다. 이들 문화관은 소리·부채·완판본 등 유물 확보의 이유로 개관이 미뤄졌으나, 관광객들이 참여해 배우는 체험시설로 활용된다. 시는 3대 문화관을 전주문화재단에 민간위탁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
시는 오랜 내력을 지닌 고택들이 한옥마을에 잇따라 둥지를 틀면서 '전통문화의 도시' 전주의 이미지를 널리 알리고 관광객 유치에도 큰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