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고려않고 무리한 학교인수…교사 급여서 1억3000만원 기부형식 받아
속보= 군산YWCA가 운영 중이던 군산 평화중·고등학교에 대한 학교폐쇄 신청으로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군산YWCA가 재정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학교를 인수해 운영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본보 14일자 7면)
군산YWCA와 학교 측에 따르면 군산YWCA는 지난 2003년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인 청학중학교를 인수했다. 이후 평화중학교로 교명을 바꾼 후 고등학교 인가까지 내며 학교를 운영해 왔다.
하지만 열악한 재정으로 결국 교사들이 급여에서 매월 일정 금액을 기부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 같은 일이 8년여동안 지속되면서 학교패쇄 신청이라는 사태를 맞게 됐다.
이 학교 김모 교사는 "군산YWCA 측이 3층 교사 신축비 등의 명목으로 급여를 부풀려 지급한 후 기부형식으로 되돌려 받은 금액만도 지난 8년여동안 1억3000여만원에 이른다"며 "2007년까지는 교사신축 명목이었으나, 그 이후에도 이 같은 관행은 지속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교장 급여의 경우 본인 수령액은 150만원임에도 장부상 290만원이 지급된 것처럼 꾸며 지난 2009년부터 올해 1월까지 매월 140만원씩을 빼갔다"고 밝혔다.
학교 설립자였던 정연택 교장은 이달 4일부터 10일까지 군산YWCA 측에 '횡령한 금액을 반환하고 학교를 되돌려 줄 것'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였다.
학생과 교직원들도 6일'군산 평화중·고등학교 안정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군산YWCA를 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군산YWCA 측은 그동안 사용하던 군산 삼학동 건물에 학교를 입주시키면서 당시 건물에 세들어 있던 교회와 식당, 아동센터 등을 내보내 월 100여만원 가량의 임대수입이 사라지는 등 재정상태가 악화됐다고 밝혔다. 이때부터 직원을 학교 행정직원으로 보내 인건비를 충당하고, 교사들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3층 교사 신축비 등으로 사용해 왔다는 것.
14일 군산YWCA 관계자는 "당시 임대 수입이 사라져 단체운영마저 어려운 상황에서 3층 교사 신축비 등을 충당하지 못한 점은 인정한다"며 "하지만 기부금은 청학중학교 때부터 교사들이 내왔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학교 내부에서 교장의 결제를 거쳐 기부금이 들어왔으며, 이에 대한 영수증도 대부분 발급했다"며 "교장의 정년이 채 1년도 남지않은 시점에서 이를 문제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번지자 군산YWCA는 학교가 학교법인 등으로 갈 수 있게 길을 터 준다는 명분으로 이달 10일 전북도 교육청에 학교폐쇄 신청을 했다.
한편 군산 평화중·고등학교는 정연택 현 교장이 지난 2000년 평생교육시설로 설립한 청학중학교가 전신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사람들에게 중·고등 과정 학력인증 교육을 실시해 왔으며, 학생 수가 늘면서 운영에 부담이 따르자 정 교장은 2003년 군산YWCA에 학교운영을 위탁했다. 현재 재학생은 240여명이며, 이중 200여명은 46세 이상의 만학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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