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입은 소리꾼' 남원출신 김미나
남원 출신의 소리꾼 김미나(43)는 '청바지 입은 소리꾼'으로 통한다. 그는 서울 남산 국악당에서 전통 판소리를 새롭게 변주한 공연을 통해 새롭게 데뷔했다.
국립 창극단 단원이자 심청가 완창 이라는 경력을 가진 그가 판소리의 변신을 시도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 만나봤다.
그의 공연 첫 대목은 '사철가'로 여느 판소리 공연과 다르지 않았지만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등장하며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청바지를 입고 등장한 그는 춘향가의 한 대목인 '오리정 이별'을 편곡해 부르는 가하면 가요 '봄날은 간다'도 판소리 스타일로 멋지게 뽑아냈다.
"남원과 전주에서 대학까지 마치고 국립창극단 시험을 보려고 무작정 상경했어요. 그런데 운좋게 28살 되던 해 창극단 단원이 된거죠.하지만 지금까지도 큰 키와 외모 때문에 주인공을 맡지 못했어요. 그래서 남들과의 차별성을 위해 완창에 도전했죠. 이제 또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거예요. 판소리와 서양악기와의 만남이죠. 흐름에 따라가지 않는건 결국 도태 되는 거잖아요. 전통적인 것을 지키면서 새로운 전통을 만드는 일, 두가지 모두 중요하지 않나요. "
남원 국악원 근처에 집이 있었던 김미나는 지나가면서 들은 우리 소리에 매력을 느껴 가야금을 시작했지만 판소리로 진로를 바꾸게 된다. 이유를 묻자 그는 "욕심이 많아서" 라며 "가야금을 아무리 잘해도 박수는 소리 한 사람들이 받더라" 며 웃는다.
"시작은 욕심이었는데 첫 스승이신 고 강도근 명창께서 제 소리를 들으시곤 '너는 목이 참 좋다'라고 해주셨어요. 그 때 소리에 자신감을 얻고 더 재미있게, 열심히 한 것 같아요."
그는 "판소리는 마라톤같은 것"이라며 "혜성 같은 명창은 절대 나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학원을 다니며 늦깍이 학생을 자처한 것도, 조선족을 위한 무료 공연을 다니는 것도, 자비를 들여 해마다 공연을 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오는 10월 창작곡과 전통 민요를 담은 앨범을 낼 계획이라는 그는 앞으로 판소리와 재즈의 만남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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