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일이 6일로 확정되면서과연 누구에게 수상의 영예가 돌아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유럽 작가가 싹쓸이하다시피 하던 노벨문학상은 지난해 페루의 소설가이자 문학평론가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에게 돌아가면서 '유럽 독식'이라는 비판에서 조금 벗어났다.
올해는 오랫동안 노벨문학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는 점에서 시인이나 미국 출신 작가의 수상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또 해마다 후보로 거론된 고은 시인의 수상 여부도 관심사다.
◇ 시인이냐 미국인이냐 = 노벨문학상은 1996년 폴란드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이후 시인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미국 출신 작가도 1993년 토니 모리슨 이후 명맥이 끊어졌다.
대신 유럽 편중 현상이 심했다.
노벨 문학상은 1994년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 2003년 남아공의 J. M. 쿳시, 2006년 터키의 오르한 파무크, 2010년 요사 등을 제외하면 최근 모두 유럽 작가가 차지했다.
2000년 수상자인 가오싱젠은 중국 출신이지만 프랑스 망명 작가다.
그러다가 지난해에는 요사가 수상하면서 비유럽권에 대한 배려가 이뤄졌다.
요사는 또 1990년을 끝으로 수상자가 없었던 스페인어권에 대한 갈증도 해소했다.
그래서 올해 노벨문학상에서는 시인이나 미국 작가에 대한 '푸대접'이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상 후보군으로 꼽히는 시인으로는 고은을 비롯, 아도니스(시리아), 토마스 트란스트로메르(스웨덴), 아시아 제바르(알제리), 레스 머레이(호주) 등이며 미국 출신 작가로는 토마스 핀천, 필립 로스, 코맥 매카시, 조이스 캐럴 오츠, 포크록 가수밥 딜런 등이 거론된다.
그해 카프카상을 받은 작가가 그동안 두 차례나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점에서 올해 수상자인 존 밴빌(아일랜드)도 수상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 베팅사이트 유력 후보는 아도니스 = 2006년 파무크의 수상을 맞췄던 영국의 온라인 베팅사이트 래드브록스는 특히 올해 유력 후보로 아도니스를 꼽았다.
비유럽권인데다 시인이라는 점에서 수상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다.
래드브록스는 4일 현재 아도니스의 수상 배당률을 4대1로 매겼다.
아도니스는지난해에도 고은과 함께 강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됐다.
래드브록스의 큐레이터인 마그누스 푸케는 "올해는 정말로 시인이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도니스가 가장 유력하며 정치적으로도 올바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아도니스는 '이교도 시인'을 자처하는 작가다.
시리아 카사빈 산악지방에서 태어난 그는 이슬람 경전을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에 반대하는 등 중동 민주화와 세속주의를 주창해왔다.
올들어 불어닥친 중동 민주화바람과 맞물려 수상 가능성이 커진셈이다.
지난 5월에는 독일 정부가 3년 단위로 수여하는 괴테상을 받기도 했다.
다만 그의 시 세계는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트란스트로메르가 6대1로 2위를 달리고 있고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8대1로 뒤를 이었다.
페테르 나다스(헝가리)와 제바르가 각각 10대1와 12대1의 배당률로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고은은 14대1의 배당률로 6위에 올랐고 은구기 와 티옹고(케냐)와 누루딘 파라(소말리아)는 각각 33대1, 20대1의 배당이 점쳐졌다.
또다른 수상 후보로 거론되던이스라엘 소설가 아모스 오즈의 배당률은 25대1이다.
미국 작가 중에서는 핀천이 18대1로 가장 높고, 로스가 20대1로 뒤를 쫓고 있다.
◇첫 국내 작가 수상 가능성은 = 최근 몇 년 동안 단골 수상 후보로 꼽히던 고은도 이름이 거론된다.
다만 래드브록스는 작년보다 수상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고은은 작년에는발표 4일 전께 아도니스와 함께 8대1의 배당률로 공동 3위를 형성했지만 올해는 6위로 조금 처졌다.
하지만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는데다 고은은 한동안 수상자가 없었던 시인이라는 점에서 수상을 노려볼 수도 있다.
지난해 수상자 요사도 래드브록스의 배당률이 40대1로 낮았지만 전문가의 예상을 뒤집고 수상했기 때문이다.
래드브록스 순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소설가 황석영도 '깜짝 수상'이 가능한 작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다른 베팅사이트인 나이서오즈는 재미교포 소설가 이창래를 수상 후보 3위(8대1)에 올려놓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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