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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객들 박수에 인색하지 않았으면…"

전춘근 극단 까치동 대표

"한국에 돌아올 때 기사가 한 줄도 안 나와서 속상하고 위축되고…. 공연은 좋았는데, 왜 기자들이 봐주지 않았나 원망도 되고…. 말도 못했어요."

 

이 때 뒤늦게 전해진 반가운 소식. 극단 까치동(대표 전춘근)의 '각시, 마고'가 영국의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최고 평점(5점)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전춘근 대표는 흥분했다.

 

"영국에 가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어요. 우리 팀도 연륜이 있는데, 현주소가 어딘가 궁금했습니다. 물론 반신반의했죠. 괜히 가서 창피만 당하고 오는 게 아닌가 싶고."

 

"겁내지 말자"는 다짐에도 불구하고 단원들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첫 공연에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공연이 끝나자마자 관객들이 기립 박수를 쳐주었던 것. "우리 공연이 외국에서도 통하는구나 싶어 자신감이 충만해졌죠."

 

공연시간을 1시간 20분에서 1시간으로 줄이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전라도 사투리의 쫀득한 표현을 살리기 위해 '콩글리쉬'를 적절한 애드립과 섞자 객석에서 "까르르" 웃음이 터져 나왔다.

 

"배우들이 비가 오는 거리를 배경으로 노래를 부르면서 세트를 운반하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이 때 각시가 내뱉죠."비가 징글징글허게도 오네". 그런데 이걸 영어로 옮기니 "It's raining cats and dogs"래요. 밤낮으로 외웠는데, 뭔가 이상한 거에요. 강세를 잘못 줬더라구요."

 

들쭉날쭉하는 억양을 잡아준 것은 이들의 공연을 지켜본 외국인 무대 감독. 전 대표는 그의 "오케이" 신호 받고 무대에 올랐다. '비평가'를 자처하면서 박수에 인색한 한국 관객들과는 달리 그저 즐거워하는 외국 관객들이 부럽기도 했다.

 

1995년 창단 돼 지난해 간판을 바꿔 단 극단 까치동은 이제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 이들이 '전북 소극장 연극제(11월11~20일)'에서 '추파를 던지다'로 어떤 무대를 보여줄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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