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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4대 성지 잇는 '아름다운 순례길' 종파를 넘어 화합의 길로

(사)한국순례문화연구원, 29일 순례길 조성 2주년 기념행사

완주군 비봉면 천호성지에서 전국에서 모인 걷기 동호회원 70여 명이 전북의 4대 종교 성지를 걸어서 여행할 수 있는 아름다운 순례길을 걷고 있다. ([email protected])

순례길 조성 2주년 맞은 (사)한국순례문화연구원, 2010년 2만명·2011년 3만 여명 순례객 점차 늘고 국내·외 길만들기 사업의 벤치마킹 모델로 꼽혀

 

완주 임실 익산 등 지자체 순례길 위해 쉼터, 체험 등 연계 등 성과…순례문화연구원 비영리법인으로 회비로 운영 돼 각종 사업 예산 확보 어려움

 

김수곤 이사장 ([email protected])

 

순례길 2주년(30일) 기념 행사는 29일 오전 10시 우진문화공간 앞 시작해 서문교회·치명자산 등 돌아보는 자리로 마련

 

(사)한국순례문화연구원(이사장 김수곤)이 '아름다운 순례길'을 조성한 지 30일로 2주년을 맞는다. 전주 인근의 4대 종교(개신교·불교·원불교·천주교) 성지를 연결하는 '아름다운 순례길'은 종교적 성지를 이어 종파를 떠나 화합의 길을 지향한다는 데 남다른 가치가 있다. 현대인들에게도 역사적 유래가 깊은 종교적 성지에서 '느리게, 바르게, 기쁘게' 살아가는 법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지난해 문화재청의 '이야기가 있는 문화유산 길'로도 지정된 순례길은 지난해 관람객 2만여 명, 올해 3만여 명이 찾을 만큼 인기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김수곤 이사장은 "2009년부터 전국 지자체가 길 만들기 사업에 너도 나도 뛰어들었다가 주춤하는 사이에도 이곳에는 관람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국내·외 길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는 지자체들도 이곳을 벤치마킹 모델로 꼽는다"고 밝혔다.

 

'아름다운 순례길'의 전체 코스(1~9코스)는 240㎞. 한옥마을~송광사(1코스·28km), 송광사~천호성지(2코스·26.5km), 천호~나바위(3코스·26.5km), 나바위~미륵사지(4코스·27.5km), 미륵사지~초남이(5코스·29.3km), 초남이~금산사(6코스·24km), 금산사~수류(7코스·19.7km), 수류~모악산(8코스·21km), 모악산~한옥마을(9코스·27.5km)로 이어지는 순례길을 모두 걷는 데 열흘 정도 걸린다.

 

한국인 첫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머문 나바위 성지(익산시 망성면), 1866년 병인박해 때 순교한 순교자들이 묻힌 천호성지(완주군 비봉면), 1893년 미국 남장로회가 호남 최초로 설립한 서문교회(전주시 다가동) 등 성지를 비롯해 국보 11호인 미륵사지 석탑(익산시 금마면), 신라 말기에 창건된 송광사(완주군 소양면), 가람 이병기 생가와 강암 송성용 기념관, 최명희 문학관 등 역사·문화유산도 만나볼 수 있다.

 

한국순례문화연구원이 순례길을 운영하면서 넘어야 할 산도 많았다. 일단, 순례객들을 위한 먹고 잘 만한 공간 해결이 가장 큰 과제였다. 하지만 방문객이 늘어나자 지자체가 여기에 쉼터와 체험을 내놓으면서 숨통이 트이고 있다. 완주군과 천호성지는 행정안전부의 '성물마을 조성사업'에 선정되면서 성물 박람회와 함께 다양한 종교 체험을 제공하는가 하면, 익산시는 '함라길'을 '아름다운 순례길'로 연계해 더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한국순례문화연구원이 비영리법인이기 때문에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고 있으나, 전북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종교문화자산을 더 널리 알리는 사업을 위해서는 예산 확보가 절실하다"면서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2주년 기념 행사는 29일 오전 10시 전주 우진문화공간 앞에서 진행된다. 행사는 서문교회, 숲정이성당, 교동교당, 전주향교, 치명자산을 잇는 순례길을 걸은 뒤 전주 치명자산 성지 특별전시관에서 열리는 성물박람회와 순례축제를 돌아볼 예정이다. 문의 063)232-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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