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대표 브랜드'왕조의 꿈, 태평서곡' 개원 20주년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초청 공연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정상열)이 개원 20주년을 맞아 국립국악원의 대표 브랜드 공연'왕조의 꿈, 태평서곡'(이하 왕조의 꿈)을 올린다.
국립국악원이 2001년 개원 5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이번 공연은 한영우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의 꼼꼼한 고증을 거쳐 의식은 물론 가무악(歌舞樂)에 복식과 궁중음식까지 재현해 기대를 모았다. '왕조의 꿈'은 이후 10년 넘게 국립국악원의 대표 레퍼토리로 올려지면서 2002년 한·일 월드컵 문화축전 특별공연, 2004년 전주세계소리축제, 200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 30주년 기념 공연 등에서 호평을 받았다.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을 때 아들 정조는 11살이었다. 정조는 아버지에 대한 애끓는 마음을 어머니 혜경궁 홍씨에 대한 지극한 효성으로 대신했다. 혜경궁 홍씨의 60번째 생일에 정조는 7박 8일 동안 성대한 잔치를 벌인다. 정조의 화성 행차 기록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1795)에는 당시 잔치의 진행 과정, 참석자, 춤과 음악, 쌓아 놓은 음식 높이까지 소상히 묘사돼 있다. 공연은 '원행을묘정리의궤' 가운데 회갑연'봉수당진찬'(奉壽堂進饌)을 중심으로 궁중 잔치를 무대화시켰다.
공연은 혜경궁 홍씨와 정조가 연회장에 앉으면서 문을 열고, 왕과 내외빈이 혜경궁 홍씨에게 술잔을 올리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어간다. 실제 화성에서 열린 회갑연에서는 여민락과 그 파생곡들이 연주됐으나 이번 공연에서는 지루함을 덜기 위해 여민락은 물론 궁중 연례악을 총망라한다. 예식에 맞춰 낙양춘·수제천·여민락 등 궁중 연례악이 연주되고, 쌍무고·학연화대무·선유락 등 무용이 볼거리를 더한다.
본래는 200여 명의 출연진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지만, 지역에서는 무대가 협소해 다소 축소된 규모로 올려진다. 국립민속국악원 정악단과 무용단 90여 명 등이 연출하는 무용과 연주가 장관. 학춤을 추는 무용가와 연꽃 속에서 나온 악사가 생황을 연주하는 '학연화대무'가 무대의 백미다.
조선시대 후기 문화예술의 부흥을 이끌었던 정조 시대의 화려한 문화와 더불어 궁중연례의 장엄함을 눈과 귀로 확인할 수 있는 무대. 객석과 가까운 무대 전면에 혜경궁 홍씨가 등을 돌리고 앉아있고 그 앞에서 각종 연희가 펼쳐지기 때문에, 관객들도 혜경궁 홍씨의 시각에서 자신의 회갑연처럼 무대를 감상할 수 있다.
60세 안팎의 여성 명사 문정희(시인) 한말숙(소설가) 전재희 김을동(국회의원) 이영희(한복 디자이너) 등이 맡았던 혜경궁 홍씨 역은 유영애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이 맡는다.
△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왕조의 꿈, 태평서곡' = 3일 오후 7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문의 063)620-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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