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시창작·사서삼경·등산교실 외엔 정원 미달 / 문학관측 "개관 늦어져 별관 복합문화공간 활용 모색"
전북도립문학관이 운영할 문예 아카데미가 문학관 특성과 거리가 있는 일부 프로그램으로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도립문학관에 따르면 지난 21일 문예아카데미 수강신청 마감 결과 수강 정원의 60%를 넘는 프로그램은 전체 10여개 중 4개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학관 위탁을 맡고 있는 전북문인협회는 우선 1학기에는 수강생이 꽉 찬 시낭송·시 창작·사서삼경·도민등산교실만 운영한 뒤 2학기엔 기존 수업을 재모집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인협회는 3개월 수강료가 6만원 밖에 되지 않아 호응도가 높을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문인들은 도립문학관 아카데미에 개설된 생활다례·동요 애창·요가·자연생태 곤충체험학습 등 일부 프로그램을 의아스럽게 여기는 분위기다. 도립문학관이 도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으나, 도립문학관이 개관에 앞서 주민센터나 할 법한 수업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 보수 공사 등으로 문학관 개관이 7월로 미뤄진 만큼 전북의 근·현대 문학 역사를 집대성하고 문학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는 사업을 내놓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규창 전북도립문학관 사무국장은 "도립문학관 개관이 늦어지다 보니, 도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더욱이 전북도립문학관은 지자체가 만든 국내 최초 도립문학관이라 전국적인 기대가 높다. 하지만 제대로 된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문학관이 전국적으로 없다는 점에서 도립문학관이 새로운 모델이 돼야 하는 상황. 평생학습센터나 주민센터 등에서도 얼마든지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닌, 문학관의 특성을 담아내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문학관 설립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요구다.
개관 첫 해인 올해 도립문학관 예산이 1억에 그쳐 도민들의 다양한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도 문제다. 도내에선 최명희문학관을 제외한 대다수 문학관의 경우 운영비가 적어 전문 인력 없이 작고·현존 작가 유물 전시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박제화된 공간이 됐다.
이에 도립문학관은 개관 이후 전북 문단의 위상을 세우는 문학교실·체험·강연 등을 골자로 한 다양한 기획 프로그램과 워크숍, 전시, 도민 참여 행사 등을 통해 도내 문학관의 구심점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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