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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미술언어로 풀어낸 작가의 정체성

전주 교동아트센터 기획전 '벡터'… 김현진·박진옥·이광철 등 참여

▲ 왼쪽부터 이광철, 김현진, 박진옥씨.
미디어작가 김현진(30)의 화면에서는 '메리야스 맨'이 등장한다. 그 남성은 옷을 벗는다. 숨가쁘게 경제 성장을 위해 달려왔던 지난 시간에 대한 보상이 '옷'으로 표현된 것. 작가는 "이젠 전주가 쉬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옷을 벗는 모습을 연출했다"면서 "슬로시티의 이미지에도 잘 맞는다"고 말했다.

 

서양화가 박진옥(31)의 'Punk is Dead'는 빨간 배경 만큼이나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한국의 70~80년대 근대사를 일궈오느라 허리가 구부정하게 된 할아버지, 같은 시대 영국 펑크 음악의 시초나 다름 없는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의 멤버와 여자친구를 나란히 보여줬다. 동시대 전혀 다른 역사의 장면을 배치해 '우리들의 잃어버린 시간'을 재조명했다.

 

2006년부터 '지나온 시간'을 주제로 담은 서양화가 이광철(36)은 평면과 미디어를 접목시켜온 작업의 연장선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자전거를 타고 한옥마을로 마실 다닌 모습 등을 담은 일상의 풍광이 보이면서 그가 평면에 기록한 지나온 시간이 고개를 내민다.

 

전주 교동아트센터(관장 김완순)가 올해 레지던스 작가로 꼽은 세 명의 젊은 예술가들이 펼쳐낸 '벡터'展은 작가의 정체성에 대한 '방황'보다는 고민을 곱씹고 증폭시켜 젊은 미술언어로 풀어낸 작품들이 선보인다. 외로움이 작품을 만들지는 않지만 작가는 외로울 때 자신 안에 작품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젊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들은 현대미술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의외로 심플한 현대미술 산책'도 진행한다. 이문수 전주교동아트센터 레지던스 큐레이터가 기획한 이번 강연은 김현진(23일 오후 3시) 박진옥(7월21일 오후 3시) 이광철(8월25일 오후 3시)이 쉽게 이해하는 현대미술 강좌를 소개한다. 이화정기자 hereandnow81@

 

△ 벡터展 = 19~24일 전주 교동아트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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