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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관람 문화, 이대로는 안된다(하) 관람 예절 실종

공연 도중 입장·휴대폰 불빛·소음… 준비 안 된 관객, 공연 망친다

▲ 수원시립교향악단 전주 공연.

지난 4월8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올려진 뮤지컬'맘마미아'를 보러 갔던 관람객 유재광 씨는 쉴새없이 들어오는 관람객들 때문에 공연 감상을 망쳤다고 불평했다. 공연은 3시에 시작됐으나, 3시40분까지 직원들이 손님을 안내해 자리를 찾아주는 일이 계속됐던 것. 유 씨는 소리전당 홈페이지에 "이게 무슨 삼류 영화도 아니고 대형 뮤지컬 진행 수준이 이 정도라니 너무 실망스러웠다"고 올렸다.

 

지난 6월2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창단 30주년 기념 전국 순회 연주회도 상황은 같았다. 공연이 시작된 이후 중간 악장 끝날 때마다 관람객들이 들어와 흐름을 깼다. 휴대폰을 꺼두지 않아 여기저기서 불빛이 새어나온 경우도 다반사. 이날 스승 김대진(지휘)과 제자 임동민(피아노)의 호흡은 많은 청중들의 앵콜 박수를 불러냈지만, 대다수 초청권으로 들어온 관람객 예절은 옥의 티였다.

 

초대권 비율이 높은 공연장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은 공연계의 불문율이다. 그러나 초대권 입장이 아닌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공연 도중에 새어나오는 휴대전화 불빛, 중간 입·퇴장부터 악장 간 박수까지 분위기를 흐리는 경우가 많다. 무대에 서는 상당수 연주자들이 "악장 사이에 자리를 비우는 관객들이 많아 연주에 집중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고 털어놓곤 한다.

 

이유는 공연을 볼 준비가 안 된 관객들이 초대권을 들고 찾아 공연 관람 예절을 지키지 않는 데다 공연장측도 이런 관람객들을 적극적으로 제지하는 게 껄끄럽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관람교육을 시키지 않은 채 방학 숙제로 공연장을 찾게 하는 것도 문제. 유럽에서도 악장이 끝나고 다음 악장이 시작되는 사이에 관객들이 박수를 치는 공연이 늘고 있긴 하나, 연주가 끝나기 직전부터 치는 박수는 제지가 안될 때도 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아닌 다른 공연장에서는 학생들이 숙제를 위해 공연 도중 플래시를 터트리며 사진을 찍어대 공연장 분위기를 망치는 일도 빈번하다.

 

성영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콘텐츠사업부장은 "주최측과의 협의 아래 시작 이후 입장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고 전제한 뒤 "부득이한 사정으로 지연 관객들이 최대한 뒤쪽 빈자리로 유도하려고 하나, 티켓 가격의 등급 구분 등으로 부득이하게 자리를 안내해 관람중인 관객들에게 불편을 드리는 경우가 생긴다"면서 "지역 관객의 사전 규모를 예상해 동선 확보를 통해 다른 관람객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신중을 더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전북 방문의 해를 맞아 전북도립미술관이 9월에 개막할 '세계 미술 거장전 -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9월7일~12월9일)를 앞두고도 관람 예절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특히나 할인을 받아 단체 관람을 할 학생들이 몰릴 경우 그림을 만져보거나 사진을 찍는 모습을 통제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최형순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리면 그림이 상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도 듣지 않는 관람객들이 많기 때문에 관람예절에 관한 사전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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