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리문화의전당 독주회 시리즈 마련 / 10일 정주희 피아노·11일 이혜인 가야금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이인권)의 독주회 시리즈는 연주자들에겐 '성인 신고식'을 치러주는 고마운 프로그램이다. 2004년부터 양악기와 국악기가 어우러져 무대를 빛내준 전북의 연주자들이 이곳을 통해 절대 잊을 수 없는 첫 무대를 선보였다. 이번주 가야금 연주자 이혜인(30·온소리 국악관현악단 단원)씨와 피아노 연주자 정주희(24·건국대 음악교육과 4년)씨가 생애 첫 독주회를 준비한다.
▲ 이혜인 |
△ 이혜인 "이론까지 겸비한 가야금 연주자로 거듭나고파"
거문고나 아쟁이 걸쭉한 탁주라면, 가야금은 해말간 청주같은 국악기다.
생애 첫 독주회를 여는 가야금 연주자 이혜인씨의 음악적 표정은 모던하지만 정서는 한국적 전통에 촉수를 대고 있다. 전통 가야금으로 풀어낼 '최옥산류 가야금 산조'가 그렇고, 산조 가락이 스민 '스물 다섯줄로 휘몰다'가 그렇다.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가야금을 배운 건 아무런 목적없이, 오로지 좋아서"였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조예가 깊은 아버지를 따라 연주장을 들락날락한 덕분에 일찍 귀는 트였지만, 연주자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고민이 요구되는 일이었다.
이번 독주회는 무엇보다 전통을 올곧게 잇겠다는 발걸음이 두드러진다. 전통 가야금 연주곡은 최옥산류 가야금 산조지만, 25현 가야금 연주곡은 우리 선율이 오롯히 담긴 민요 등으로 추렸다. 특히 전북대 한국음악학과에 입학할 때 처음 접했던 '아리랑'은 유달리 애틋하다. 극도로 절제된 움직임에서 나오는 가야금 연주는 텅 비어있는 듯하면서도 꽉 찬 달항아리와 닮은 데가 있다.
독주회를 마치고 미국 하와이 주립대에 민족음악(가곡)을 공부하러 떠나는 그에게 독주회는 남다른 선물. 그는 "거센 제3세계 음악 속에서도 그 아름다움을 간직한 우리 전통음악의 속살을 서양에 제대로 알리기 위한 이론까지 겸비한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공연은 11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이다.
▲ 정주희 |
△ 정주희 "기교를 넘어서는 피아니스트 되고 싶어"
정주희씨가 피아노 연주자가 된 것은 "조기 교육의 결과"다. 피아노를 전공한 어머니가 일찍부터 바이올린을 익히게 했으나, 아무래도 피아노가 더 맞는 것 같아 선회했다.
"바이올린은 반주가 있어야 어울릴 수 있는데, 피아노는 '작은 오케스트라'라고 불릴 만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졸업을 앞두고 고향에서 첫 독주회이자 졸업 연주회를 연다는 게 설레기도 하지만, 동시에 책임감이 요구되는 일. 전반부는 모차르트와 베토벤 등으로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후반부는 쇼팽의 작품으로 경쾌함으로 대비시켜 밝고 당찬 무대를 준비한다.
무척이나 좋아하는 리스트의 계보를 잇고 싶은 그는 화려한 기교와 현란한 몸놀림, 스타성까지 갖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 졸업 뒤 유럽 유학을 준비 중인 그는 "지금 당장이 아니라, 20년 뒤의 음악과 삶에 눈을 둬 무대에서 감동을 줄 수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공연은 10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저당 명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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