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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 민중 봉기 아닌 우리민족 고유 사상"

박영철 감독 '동학, 수운 최제우' 30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개봉

▲ '동학, 수운 최제우'의 한 장면.
동학의 창시자 최제우(1824∼1864)는 불평등 사회에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을 주창했다. 조선의 신분제도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이 사상은 새로운 질서를 갈망하는 민중들로부터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30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개봉하는 박영철 감독(55)의 독립영화'동학, 수운 최제우'는 동학도였던 할아버지·아버지 삶의 궤적을 쫓아 헌사하는 '오마주'다. 박 감독은 이 영화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시아 신인감독 경쟁 부문 '뉴커런츠'에 선정되면서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첫 단편영화 '다카포'(2000)를 제작한 뒤 7번의 연출을 시도했으나 꿈은 번번히 무산됐다. 아내와 세 아들을 두고 '실시간 밥벌이'를 해오면서도 영화 제작의 꿈은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던 감독은 빚을 낸 7000만원을 미련없이 쏟아부었다.

 

"돈이 없어서 시나리오·음악·의상까지 직접 발로 뛰어서 구했더니, 누군가 '진짜 독립영화'라고 하더군요. 연출을 맡은 아들은 단역 배우로도 등장했고, 아내는 제작부에 있으면서 뒤치닥거리를 해줬습니다."

 

감독은 3년 간 자료 수집을 하면서 꼼꼼한 고증을 거친 결과 역사적 사실의 왜곡·가상의 인물 등장 등을 일체 배제시키는 대신 동학사상이 왜 반외세 정신에 토대가 될 수 있었는지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녹두장군 전봉준을 중심으로 동학농민운동혁명이 외세를 물리치기 위한 민중 봉기가 아닌, 프랑스 혁명의 바탕이 된 사회 계몽주의에 버금가는 사상"이라고 강조했다. 근대화의 태동이 된 실학사상은 서양 문물의 영향을 받은 반면 동학사상은 유교와는 또 다른 우리 민족 고유의 사상이라는 점을 높이 샀다.

 

제작비가 부족한 까닭에 원하는 세트장을 빌리는 데 실패한 감독은 울며 겨자먹기로 한 장면을 한 개의 컷으로 촬영하는 '쁠랑세캉스'(le plan sequence·원씬원컷)를 고수했다.

 

'동학, 수운 최제우'는 9월9일까지 상영된다. 문의 063)231-3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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