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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배운다 - '축제 중심은 사람' 전략 주효 '대박' 일궈

아시아 감독·제작자와 탄탄한 네트워크 구축…안정적 운영으로 역대 최고 22만 관람객 기록…지역과 소통, 전주영화제가 타산지석 삼아야

▲ 7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비프빌리지에서 열린 영화 '도둑들' 야외무대 인사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있다. · 연합뉴스
"제가 받은 상이 쪼개진다면 51%는 김동호 명예위원장님 것입니다."

 

지난 11일 부산 해운대구 두산 제니스 스퀘어에서 열린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축하 리셉션. 베니스영화제에서 영화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탄 김기덕 감독이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 김동호 명예 집행위원장에게 공을 돌렸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영화감독과 작품을 발굴해 세계에 알린 교두보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 영화의 선전과 부산영화제의 성공이 궤를 함께한다는 안팎의 평가는 이같은 사실을 방증한다. 전주국제영화제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일까.

 

△아시아감독 탄탄한 네트워크 구축

 

지난 13일 폐막한 부산영화제는 안정적인 축제 운영으로 역대 최고 22만 관람객을 기록하며 아시아 영화의 중심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전찬일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는 "그러나 전주영화제와 부산영화제를 단순 비교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김동호 명예 집행위원장·이용관 집행위원장·전양주 부집행위원장·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 등 '부산영화제 역사의 산증인'을 통해 전주영화제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부산영화제의 성공은 축제의 중심이 바로 사람에서 나온다는, 이 단순한 진리를 잘 실천했다는 데 있었다. 이는 어떤 프로그램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는가로 연결된다. 아시아 필름을 감상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아시아 필름 마켓', 아시아 유망 감독과 제작자들이 공동 제작자·투자자를 찾도록 주선하는 '아시아 프로젝트 마켓', 아시아 젊은 영화인들과 기성 감독들이 모여 고민하고 준비하는 영화 교육'아시아 영화 아카데미', 장편 독립영화의 인큐베이팅·후반작업, 다큐멘터리 제작 지원까지 이뤄지는 '아시안 영화 펀드'는 단순히 아시아의 재능있는 영화감독·작품을 지원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튼튼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데 방점을 둔다.

 

이는 부산영화제·부산영상위원회 등 지역의 영화·영상단체가 영화산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 공조하면서 이뤄진 결과물이기도 하다. '접속', '조용한 가족', '공동경비구역 JSA',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흥행작과 화제작을 내놓으며 한국영화의 흐름을 주도해온 명필름을 비롯해 국내 영화 제작사 등이 속속 부산에 닻을 내리고 있는 데다 영화진흥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게임물등급위원회까지 부산으로 이전할 예정이어서 부산은 영상문화산업을 선도하는 중심 도시 위상이 강화될 전망이다.

 

△지역과 하나되는 축제 자리매김

 

부산영화제는 김동호 위원장을 비롯한 영화제를 이끄는 이들이 지역과 유대관계가 돈독한 편이다. 부산영화제를 즐기지 못하는 일부 계층은 제외하더라도 이 같은 불만을 최소화 하기 위한 집행부의 적극적 노력은 늘 인정받는 쪽에 속했다.

 

반면 전주영화제는 종종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문화계로부터 볼멘 소리를 듣곤 했다. 핵심은 "집행부가 지역과 겉도는 축제를 치러왔다"는 것이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 파문은 바로 그런 사례였다.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과 관련한 진실공방이 펼쳐지는 동안 지역 문화계는 내내 침묵했다. 일각의 지적처럼 "영화제는 애당초 지역 문화계를 껴앉고 함께 만들어가는 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 프로그래머 해임과 관련해 촉발된 영화제의 축제성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관한 생산적인 담론의 장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매년 영화제는 지역 여론으로부터 축제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심심치 않게 받은 반면, 조직위는 한정된 예산 내에서 다양한 축제성 프로그램을 내놓기엔 한계가 많다고 항변하는 등 상반된 반응이 나오곤 했다. 영화제는 늘 욕심껏 다양한 영화를 내놓은 것에 관해 관객들은 오히려 영화 편수를 줄이고 더 자주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왔다는 점에서 전주영화제가 소화 가능한 적정 상영 편수를 고민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석만 전주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영화제는 새로운 판을 구상 중이다. 전주영화제는 지역을 비롯해 국내·외 영화계와 폭넓게 소통하며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 최우선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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