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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카메라박물관', 수제품서 첩보용까지 희귀 카메라 다 있네

전주 한옥마을 내 온고을소리청에 개관…LP판 1만장·100년전 축음기도

▲ 16일 전주 한옥마을 내 여명카메라박물관을 찾은 방문객이 전시돼 있는 다양한 카메라들을 보며 신기해하고 있다.····· 추성수기자 chss78@

지난 15일 전주 한옥마을 내 온고을 소리청. 카페 밖에서는 빔 프로젝터로 영화'사운드 오브 뮤직'이 상영되고 있었다. 김일구 김영자 명창 부부의 거처로 사용됐던 온고을 소리청이 전 세계 희귀 카메라를 전시하는 문화공간'여명카메라박물관'으로 바뀌어 문을 연 것. 한 때 뉴질랜드에 살던 한재섭 관장이 모은 카메라 300여 점을 비롯해 앤디워홀의 판화, 온갖 희귀한 1만여 장의 LP판, 100년도 더 된 축음기까지 아끼는 거의 모두를 '피신'시킨 상황이다.

 

한재섭 관장은 "그간 아무리 최첨단 기능으로 무장된 디지털 카메라가 대세라지만, 이것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느낄 수 없는 맛과 멋이 아날로그 카메라에는 있다"고 했다. 좋은 물건이 나왔다는 정보만 들으면 발품 팔아 이곳저곳을 누비기를 7년 째. 1850년대 영국에서 인물 촬영용으로 제작된 '칩차이즈 카메라'나 1920년대 영국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렸던 '샌더슨 레귤러' , 1910년대 미국에서 풍경 촬영용으로 쓰인 '뷰 카메라'까지 희귀한 카메라가 전시장 곳곳을 메운다. 주름상자를 접어 휴대하기 편리하도록 한 1907년산 코닥카메라, 첩보영화에 등장했던 독일산 스파이 카메라까지 카메라 반세기의 역사를 아우른 이번 전시는 한 관장이 직접 기획한 것이다.

 

희귀품이 수두룩한 이 컬렉션들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일까. 한 관장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나 혼자 부둥켜안고 있을 재산은 아니라는 생각에 박물관을 열어 보여주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카메라를 공을 들여 보관해온 덕분에 대부분 작동이 가능하다. 한 관장은 "관람객들이 이 카메라를 들고 한옥마을을 찍어볼 수 있는 행사도 기획 중"이라고 했다.

 

한 관장은 LP판 수집에도 조예가 깊다. 그간 모아둔 1만여 장 LP판 전시는 물론 100년이 넘는 축음기로 추억의 옛 음악도 들려준다. 2012 전주세계소리축제 기간에 이 축음기로 팝송·민속음악 등을 들어본 한 관람객은 가족 모두를 이곳에 끌고 오기도 했다. 젊은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기 위한 공간으로 다양한 피규어 500점도 한켠에 마련했다.

 

박물관이 제공하는 차를 즐기지 않는 관람객들에게는 박물관이 우체부가 돼 관람객들이 쓴 엽서를 전달해주는 이벤트도 있다. 입장료는 3000원.(월요일 휴관) 만 10세 이하 어린이·군인은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문의 063)232-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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