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소당 김연익 개인전 20일까지 도립미술관 서울관
지난 40년 간 문인화를 시작한 그는 30년이 되어서야 첫 개인전을 열었을 정도로 문인화의 어려움을 나타냈다. 그의 개인전'별도 달도 보듬고'는 어쩐지 수묵화라면 고루할 것이란 예단을 허문다.
그의 작품은 모필의 깊은 아름다움과 부드러움이 한껏 살아나면서 여백의 미를 절묘하게 살린다. 화면이 살아있는 것은 현장에서 가져온 생생함 덕분이다. 전시에 내놓은 매화 역시 각각의 얼굴과 향을 지니고 있다.
"옛 선비들은 매화를 하나의 인격체라 했습니다. 생나무 가지 위에 꽃이 피고 죽어버린 줄기에서 어린 새 가지가 돋아나며 7월에 꽃눈이 생겨 가장 오래 기다려 꽃을 피웁니다. 인내와 기다림, 정신성을 상징하는 것이죠. 매화를 그리며 오히려 인생에 대해 한 수 배우고, 나 스스로가 매화를 닮아가는 느낌을 갖곤 합니다."
먹과 몇몇 단색을 사용한 그의 작품은 문인화의 전통적인 기법을 계승하면서도 수묵의 현대적 감각을 잊지 않았다. 색을 쓸 때도 먼저 먹을 먹인다. 색이 차분하지 못하고 들뜨는 것이 싫어서다. 그래서 다가서기가 한층 수월하다.
고문서에서 본 문장이나 요즘 시인들의 시편을 써 넣기도 하지만, 자신의 짧은 단상을 넣어 묵상의 시간을 제공한다. '들국화가 가을 산골에 자라 싸늘한 향기는 스스로 맑다. 유인이 홀로 찾아가는 것은 뛰어난 벗과 마음을 같이 하려고.' ('벗과 같이' 중에서)와 같은 것들이다.
소박한 선의 움직임, 익숙한 사물 앞에서 새삼 느끼는 평안. 그의 작품은 낯익은 것들에 새로운 애정을 불러일으킨다. 전시는 14일부터 20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JMA(인사아트센터 제1전시장)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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