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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主에 대한 물음, '김근태'로 답하다

최상명 우석대 교수'하나가 되지 못하면…' 출간…"투사의 삶 그린 영화 '남영동 1985'도 챙겨볼 것"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당신이 묻는다. "민주주의가 무엇입니까." 최상명 우석대 교수(50·김근태 민주주의 연구소 소장)가 들려주고 싶었던 대답은 이렇다. "김근태를 아십니까."

 

토론할 자유를 누리는 것과 결론에 승복할 의무를 따르는 것. 김근태 前 민주당 상임고문(1947~2011)이 믿는 민주주의였다. 아무리 자신의 신념이 옳다고 믿어도 합의 절차를 무시해가면서까지 나아갈 수 없는 게 민주주의라고 했다. 누군가에겐 민주화 투사이자 대부로, 또 누군가에겐 실패한 정치인으로 기억되던 그가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한 대선 후보들과 많은 정치인들이 애타게 찾는 인물이 됐다.

 

왜 일까. 총 3장으로 구성된 '하나가 되지 못하면 이길 수 없습니다'(푸른숲)는 이 질문에 대한 간극에서 태어났다.

 

학생운동을 하던 시절 당시 김근태 민청련 의장과 조우하고 IMF 외환위기 이후부터 세상과 이별할 때까지 경제 정책을 고민하는 파트너이자 한반도 재단 설립과 운영에 참여한 정치 후배 최상명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세대가 진 마음의 빚을 담아 김근태 고문의 철학과 사상, 인간적 면모를 덤덤히 기록했다. 목숨을 걸고 독재와 싸워 민주주의 새벽을 열고 정치개혁과 경제 민주화를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았던 그의 인생을 사랑했던 이들에게는 한 권으로 태어난 '하늘의 문'이 반갑기만 하다.

 

부조리한 사회에 눈감고 애써 현실을 외면해버리는 무관심과 싸워야 하고, 심화된 양극화를 해결할 경제 민주화 정책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그의 메시지는 단순한 후보 간 연대가 아닌 대다수 약자들이 소수의 강자를 이길 수 있는 방법으로서 '대통합'을 되새겨보게 한다.

 

'그는 시대정신을 밝힌 등대였고, 진실과 정직의 거울이었다. 그는 떠났지만 우리는 남았다. 우리 모두는 김근태에게 빚이 있으며, 민주대연합을 통해 2012년을 점령하여 그 빚을 갚아야 한다. 우리는 '김근태주의자'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 책은 현직 정치인으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고, 세를 거느리지도 못했으며 심지어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그를 향한 약간의 부풀림도 있다면 그것까지 포함해 김근태의 진심을 이해하는 훌륭한 입문서다.

 

 

최 교수는 민주 투사 시절 이후 김근태 삶의 여백을 선명하게 메워낸 영화 '남영동 1985'(정지영 감독·22일 개봉)도 챙겨볼 것을 권했다. '남영동1985'는 1985년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벌어진 김근태 고문의 22일 간 잔인한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 우리 시대에 필요한 김근태의 시대 정신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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