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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여성들 '화랑가 접수'

도내 중견 여작가 '화기애애' 회원전 시민반응 좋아 연장…다음 전시 주목

▲ 도내 중견 여성작가들의 '화기애애' 회원전을 찾은 시민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서양화가 김영란씨는 서양화가 정미경씨와 의기투합해 일을 벌였다. 뒤늦게 그림을 배워 전시를 여는 아마추어 작가들로 인해 물이 흐려지는 문화계에서 전업작가들이 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판'을 열어주자는 것. 작품을 해온 이력을 볼라치면 적어도 35세 이상은 돼야 한다고 판단했고, 출신 학교도 경계를 두지 않았다.

 

영란씨는 "열심히 활동하다가 결혼·육아 이후 껌딱지처럼 붙어 있는 작가들의 개인전을 찾아다니며 '접선'(?)했다"면서 "다들 에너지가 넘치는 활달한 여성작가들"이라고 소개했다.

 

'화기애애'는 회원들이 카톡에서 대화를 나누다 딱 걸린 이름. 그림(畵)의 기운(氣)이 아지랑이(靄靄)처럼 차고 넘치는 그룹이 되자는 뜻이 담겼다. 다소 화기애매했던 미술계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꿔줄 이들은 강현덕(조각) 고보연(다원) 김선강 이은경(한국화) 김수진 김영란 서희화 양순실 이일순 이주리 정미경 차유림(서양화)씨.

 

첫 회원전을 '화가의 보따리'로 정한 이유도 각각의 개성 넘치는 작품을 담아내고, 또 이어가고자 하는 지향과 맞물려 있을 것이다.

 

회원들은 "작업실에선 꿀 먹은 벙어리처럼 한 마디로 안하다가 이곳을 벗어나면서 속사포처럼 이야기를 쏟아낼 정도로 서로 죽이 잘 맞는다"고 했다.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얻고, 혈기 넘치는 후배들은 선배들의 느긋함과 포용력을 배워 진득한 작품을 내놓는 방식. 소소한 일상을 섬세한 감성으로 포착(김영란)하거나 웃음이 배시시 나오는 현대적 민화(서희화)를 감상하고 마음이 안온해지는 감성(이일순)을 느끼다가 마치 '팜므파탈'처럼 섬뜩해지는 아름다움을 경험(양순실)하기도 한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 하기로 했다가 지난 31일까지 연장 전시로 이어졌을 만큼 주변의 반응이 좋았다. 다음 회원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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