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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상설공연 '대박 예감'

국악 퍼포먼스 '판타스틱'·비언어극 '드로잉쇼' / 유쾌한 무대로 대장정 시작…성공 가능성 확인

▲ 20일 군산 새만금 아리울예술창고에서 열린 퍼포먼스'판타스틱'공연 모습.

지난 20일 오후 군산 새만금 아리울예술창고 일대가 소란스러워졌다. 새만금상설공연추진단(단장 오진욱)이 8개월 대장정을 이을 새만금 상설공연'Hello, 새만금'의 막이 오른 것. 말 없이도 유쾌한 흥을 돋운 퍼포먼스'판타스틱'은 마치 비빔밥 같았다.

 

'판타스틱'은 타악가(家)와 현악가(家)에서 자라난 두 남녀의 못 다 이룬 사랑으로 구천을 떠도는 귀신이 된 현악가와 여기에 맞서는 타악가의 좌충우돌 음악 승부를 다룬다. 무대 전환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빔으로 쏜 영상을 배경으로 두 가문의 사연이 풀어지고 작업복 차림의 배우들이 자동차 정비소의 고철 덩어리로 콘서트를 이어간다.

 

'판타스틱'의 가장 결정적인 재료는 타악. 자동차의 부품들을 재활용해 만든 악기와 장구·북을 두드리는 즉석 연주에 조금씩 중독되고 몸이 리듬을 타면서 완성되는 코미디였다. 간간이 등장하는 현악가의 북, 장구, 해금 등의 연주는 즉석에서 듣는 수공업이라서 더 좋았다. "땅따다닥딱 쿵딱딱따"와 같은 우리 가락을 여러 형태로 들려줬고, 박수나 장단 맞추기로 관객이 참여하는 대목도 있다. 공연이 끝나면 함께 춤을 추고 사진을 촬영하는 관객 서비스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공연은 밥 보다 재료가 너무 많아 약간 부담스러울 수 있는 비빔밥 같다. 더 유쾌한 퍼포먼스로 가기 위해 드라마 궤도를 다듬어 필연성 있는 장면에 더 집중하거나 일부 장면은 빼도 될 듯.

 

'판타스틱'에 앞서 선보인 김진규 예술감독의 '드로잉쇼'는 또 다른 한 편의 비언어극이었다. 물감 범벅인 의상을 입은 그가 물감을 튀기고 문지르고 손가락을 붓으로 쓰면서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를 새만금으로 탈바꿈 시켜놓았을 때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외국인 관광객도 쉽게 즐길 수 있을 만한 그런 공연. 20~30분에 불과했던 이날 '드로잉쇼'는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적당한 시간이었으나 '판타스틱'을 대신할 1시간이 넘는 공연이 될 경우 어린이 관객들은 긴 시간을 버티기 힘들어할 것 같다. 그림이 통일성 없이 나열만 돼서는 산만해질 수 있고, 코미디 감각이 미지근한 것도 풀어야 할 숙제.

 

그럼에도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이 명심해야 할 대목은 새만금 상설공연은 예술성을 우선을 둔 공연이 아니라 머릿 속을 텅 비우고 재밌게 즐기도록 하는 쇼에 가깝다는 것이다. 예술적 완성도를 우선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내려놓는다면 이 공연 감상은 훨씬 더 편해질 것이다.

 

11월3일까지 이어지는 공연은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2시30분 아리울예술창고에서 만나볼 수 있다. 티켓 가격은 2만원. 전라북도 도민들에겐 1만2000원, 청소년 1만2000원. 문의 070-7716-3390~1. www.ariu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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