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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상설무대… 뭐든 할 수 있겠다"

5분 때문에 바뀐 운명적 사랑 기획…관객몰이 고민

▲ 9월 선보일 새만금 창작공연을 위해 10일 전주한옥마을에서 만난 지윤성 해라 대표, 연출가 데이비드 작 한예종 겸임 교수와 이 곤씨.(사진 왼쪽부터)
새만금 상설공연을 이끌고 있는 (주)해라 지윤성 대표(40)가 지난 5일 연출가 데이비드 작(David Zak)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 교수(54)·이 곤(40)을 데리고 새만금 아리울예술창고로 향하는 기분은 조금 묘했다. 해가 뜨는 화창한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물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깜빡이를 켜고 가야 했던 상황. 과장을 좀 보태면 "새로운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텅 빈 공연장을 둘러본 데이비드 작 교수는 "뭐든 할 수 있겠다"면서 낙관했고, "다소 황량하긴 했다"는 이 곤은 관객들을 모을 수 있는 '무엇'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 대표와 이들 공동 연출가, 김백찬 음악감독이라는 삼각 지지대가 9월 초연할 새만금 창작공연을 튼튼하게 떠받치고 있다. '조기 투입'된 데이비드 작은 (주)해라의 상설공연'판타스틱'의 쇼 닥터(Show Doctor)로 참여해 스토리 라인을 정리하고 외국인 웃음 코드에 맞게 재각색 해 '판타스틱'을 인기 반열에 올려놓은 주인공.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출 출신인 이곤은 데이비드 작과 최근 전주에 차린 베이스캠프에서 눈만 뜨면 회의를 거듭해 창작공연의 줄거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국판 '사랑과 영혼'에 가까운 공연의 모티브는 '춘향전'. 어사또의 수청을 거역한 춘향은 5분 늦게 도착한 이도령으로 죽게 되고 무당이 이들의 못다 이룬 사랑을 꽃피게 한다는 설정으로 대강의 틀은 계획된 상황. 데이비드 작은 "'춘향전'은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감동적이긴 해도 진부해 현대적 각색이 필요하다"고 봤고, "공연장이 바다를 끼고 있으니 바다가 보이는 밖에서 공연을 시작해 실내로 유도하는 연출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역색을 입히는 연출 요구에 대해 이곤은 "최근의 경향은 전통공연을 외국인 연출가 등을 섭외해 풀어내되 더 보편적으로 나가는 상황"이라면서 무조건 지역적 소재를 접목시키는 연출에 신중론을 폈다.

 

공연장의 변환이 쉽지 않은 점에 착안해 3D 영상을 앞·뒤로 입혀 좀 더 입체감 있게 선보일 무대와 영화 '쌍화점','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 작·편곡을 맡은 김백찬 감독의 퓨전 국악도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

 

그러나 '춘향전'을 소재로 추진 중인 전북도의 브랜드 공연과 새만금 창작공연의 콘셉트가 중복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관해 지 대표는 "모티브만 따왔을 뿐이지 목적이 서로 다른 공연이다. 그러기에 양쪽 다 '춘향'을 소재로 해도 무방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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