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상류 3km 천태만상 바위 장관 / 도난당한 요강바위 주민들이 되찾기도
순창군 동계면에 위치한 장군목 계곡은 섬진강의 상류에 천혜의 수석공원으로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회문산 골짜기에서 섬진강에 합류돼 장군목에 이르는 500여리 가량 물길은 섬진강 중에서도 가장 향토적이며 자연미 넘치는 풍경을 연출한다.
강물은 밑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깨끗하고, 강물 따라 이어지는 길 자체만으로도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한다.
장군목은 경치 뿐 아니라 풍수로 보아서도 명당 중의 명당이며, 용궐산 장군이 건너편 적장의 목을 칼로 쳐 그 목이 장군목에 떨어졌다 하여 장군목이라 부른다.
순창의 명가 남원양씨가 장군목 앞 구미리에서 600여년동안 터를 닦을 수 있었던 것은 다 장군목이 사악한 것을 막아주는 덕분이라고 여기고 있다.
장군목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기묘하게 움푹 패인 바위들이다.
천태만상의 바위들이 물줄기를 따라 3km 정도 늘어서 있는 가운데 요강처럼 생긴 바위인 "요강바위"는 장군목의 상징이다.
널찍하게 깔린 판석에 거인의 발자국인 듯 구불구불 깎여 파인 바위들 속에서 보면 마치 기계로 뚫어낸 듯한 둥근 구멍이 뚫린 바위가 바로 요강바위다.
높이 2m, 폭 3m에 무게가 무려 15톤이 된다는 요강바위는 어른이 들어가도 넉넉할 정도로 깊은 웅덩이가 패여 있다.
한국전쟁때 마을 주민 중 바위에 몸을 숨겨 화를 면한 사람도 있고, 아들을 낳지 못하는 여인네들이 장군목을 찾아 요강바위 위에 앉으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속설로 전국의 수많은 여인네들이 찾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오고 있다.
바위를 타고 넘는 강물이 바위를 깎아내 부드러운 곡선을 빚어놓은 요강바위는 15년전에 도난을 당해 경기도까지 옮겨지는 수난을 당했다.
도난당하게 된 내력은 어느날 외지인이 마을로 이사를 와 마을사람들에게 인심을 후하게 한다음 어느날 하루 마을 주민들을 단체로 관광을 시켜줬단다.
그 틈에 외지인은 중장비를 끌고 와서 무려 15톤이 넘는 요강바위를 실어내가고, 그 바위를 팔 요량으로 경기 광주시의 한 야산에 숨겨놓았다가 붙잡혔다.
바위는 증거품이 돼서 전주지검 남원지청 마당에 놓였으며, 다시 원래 있던 자리로 바위를 옮겨오는 데 든 돈만 500만원이었다.
주민들은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3년 만에 요강바위를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주민들의 노력으로 다시 제자리에 돌아온 뒤로는 여전히 이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가져다주는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다.
요강바위 뿐 아니라 주변에 널린 바위들은 가운데가 둥글게 패여 장군목을 흐르는 물살이 빚어낸 신묘함 그 자체다.
하나같이 일부러 조각해 놓은 듯 섬세하고 정교하지만, 실은 수천 수만 년의 세월 동안 강물이 쓰다듬고 어루만져 태어난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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