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영향과 공사 소음 탓" 분석 / 철새축제 개최 시기 변경 필요성도 제기
"막상 철새축제가 개막했는데 주인공인 가창오리떼가 안 보여 고민이네요." 야심차게 '제10회 군산세계철새축제'를 준비한 전북 군산시에 비상이 걸렸다.
예년 같으면 금강호를 가득 채웠을 축제 주인공인 가창오리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겨울 철새인 가창오리의 경우, 2009년도 이맘때쯤에는 40여만 마리가 목격됐지만 개체수가 계속 줄어들어 올해는 3천여 마리에 불과한 실정이다.
22일 현재 금강호 일대에서 가창오리 등 3만여 마리가 관측되고 있다.
가창오리는 해마다 금강호 철새축제 기간에 날아드는 겨울 철새(70만∼80여만 마리)의 80%를 차지하는 대표종이어서 군산시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따라서 요즘 군산시 철새조망대 직원들은 철새가 금강호에 모일 수 있도록 '모이 주기' 작업을 벌이는 한편, 겨울 철새의 휴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불법 어로행위 단속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철새의 도래 시기가 늦어지고 그 개체 수도 매우 줄어든 이유를 놓고 지역에서는 11월까지 지속하는 고온현상과 4대강사업 등 각종 공사에서 나오는 소음 탓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새만금방조제 축조로 새 서식지를 찾았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새만금에 담수호가 생기면서 만경·동진강과 새만금 내측 바닷물이 만나는 지역으로 월동지역을 옮겼을 가능성이다.
아울러 가창오리의 주 번식지역인 러시아 일대의 수렵과 습지개간 등도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군산시 철새생태관리과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 등 각종 악조건이 겹치면서 올해는 가창오리의 개체수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12월과 가창오리가 남쪽에서올라오는 내년 2월을 기대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해마다 11월에 치러오던 철새축제의 개최 시기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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