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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역 예술인들 "창작공간 마련 힘들어요"

동문거리 상업화로 임대료 올라 / 서학동도 가격 상승에 매물 적어 / 공동작업장소 조성 특성화 필요

▲ 전주 동문예술거리.

지난 3일 찾은 전주 동문예술거리의 창작지원센터 1호점은 문이 닫혀 있었다. 지난해 말로 임대 계약 기간이 끝나 해당 건물은 다른 세입자를 기다렸다. 전주동문예술거리 추진단은 지역예술가, 시민 등의 소통·거점공간으로 이곳을 만들었지만 시 예산으로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170만 원이라는 현실은 부담이었다. 이미 동문거리는 전체적으로 임대료가 오를대로 올랐다. 현재 주요 건물 1층 점포는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300만 원이다. 여기에 삼양다방이 있던 건물의 시설개선 공사가 끝나면 건물 수익에 대한 기대심리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동문거리에서 창작활동을 하는 일부 세입자들은 올해 ‘탈(脫) 동문거리’을 염두에 두고 있다.

 

서양화를 전공한 이모 씨(33)는 “현재 쓰고 있는 곳은 300만원에 월 20만 원으로 비교적 저렴하지만 동문거리 일대 임대료가 더욱 오를 것 같아 다른 곳을 생각하고 있다”며 “서학동으로 옮기고 싶지만 젊은 예술가들이 입주하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 전주 서학동예술마을 안내 표지판.

최근 몇년 사이 동문거리를 떠난 예술인들은 다리 건너 전주교대 주변으로 몰렸다. 전주교대 부속초에서 전주교육대 기숙사까지 서학3길과 주변 골목 서학동예술마을에는 20여가구의 예술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도 점점 동문거리와 비슷해지고 있다. 지난 2010년 9월 음악가 이형로(49)·소설가 김저운(57) 부부가 교동에서 교대 근처로 둥지를 옮긴 뒤 화가 양순실·이적요·이희춘·진창윤·한숙, 사진작가 김지연 씨 등 미술, 음악, 사진, 자수, 공예 분야의 예술인들이 속속 들어왔다. 지난해 말에는 조각가 김성균 씨가 꼼지락 갤러리로 합류했고 현재 입주를 준비하는 화가들도 대기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 위주로 매매 중심인데다 가격이 올라 젊은 예술가들이 입주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3년 만에 3.3㎡당 가격은 150만 원 선에서 300만~350만 원선으로 뛰었다. 예술인들이 모여들면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와 이주를 희망하지 않는 원주민의 성향이 반영돼 매물이 드문 상태다.

 

김지연 씨(65)는 “주변에 집을 구해달라는 사람은 많지만 공급이 없는 상태다”며 “지역 주민 대부분이 고령화로 이사할 곳도 마땅치 않는데다 서학동이 각광을 받고 있어 내놓은 집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동문예술거리와 서학동예술마을의 사정이 이렇다보니 예술인의 창작과 예술마을로의 관광객 유입을 위한 공동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성균 씨(43)는 “동문거리가 상업화된 뒤 옮겨다니다 예술마을에 터를 잡았다”며 “40~50대 외에 젊은 작가들도 유입돼 실험적인 작품활동을 하고 예술마을의 인지도를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결성한 서학예술인협의회를 이끄는 이형로 씨도 “젊은 예술가들은 집값이 올라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며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예술마을을 한옥마을과 연계하고 주민과의 소통, 문화공동체로의 특성화를 위해서는 마을 공동시설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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