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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판본 춘향전 글씨체' 디지털로 부활

사회적기업 마당, 2종 6개월만에 완성 / CD제작…윈도·맥 운영체제 사용 가능

 

완판본(完板本) 글씨가 디지털로 부활했다. 전주지역에서 읽히던 한글소설의 글자가 범용할 수 있는 글씨체로 개발됐다.

 

사회적기업 ‘마당’(이사장 정웅기)이 완판본 목판의 글꼴에 현대적 디자인을 가미해 ‘완판본 마당체’ 2종을 출시했다고 7일 밝혔다. 목각의 느낌을 살린 ‘완판본 마당 각체’와 부드러움을 강조한 ‘완판본 마당 순체’.

 

마당은 전주가 인쇄·출판의 역사성을 지닌 고장이라는 자부심과 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해 고유한 글씨체 개발을 기획했다. 사회적기업이 된 뒤 지난해 사업개발비를 지원받아 모두 5000만 원을 투자해 글씨체 제작 전문업체인 태시스템에 개발을 의뢰했다.

 

태시스템은 6개월에 걸쳐 이를 완성했다. 완판본 ‘춘향전’에서 글씨를 추출한 뒤 수정과 글자간격의 조절을 거쳐 기본 글자를 완성했다. 특수 기호를 만들고 유니코드 한글 1만1172자를 모두 디지털화했다. 영화자막용 서체 태-영화체와 한겨레결체를 개발했던 태시스템의 김태정 대표는 “완판본은 제작자가 다양해 같은 글자라도 형태가 달라 표본을 모으고 디지털 미디어로 변환하는데 어려웠다”면서도 “낱자의 형태가 서로를 받쳐주는 조화를 살리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전주대 홍성덕 교수(역사문화콘텐츠학과)는 “10여년 전부터 지역에서 완판본의 역사적 가치나 내용에 대한 연구는 지속했지만 콘텐츠 제작은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면서 “완판본 마당체는 다른 자치단체 글꼴과 달리 뚜렷한 역사성과 정체성을 지녀 전북과 전주의 전통문화 브랜드를 확립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완판본은 조선 후기 전주에서 발행돼 대중을 상대로 판매된 방각본(坊刻本) 책이다.

 

‘춘향전’의 경우 서울지역의 경판본은 20장본인데 비해 완판본은 84장본으로 흥미와 교훈을 주는 대중소설뿐 아니라 한글교육을 위한 목적으로 발간했다는 게 전북대 이태영 교수(국문과)의 해설이다. 마당은 완판본 마당체를 기반으로 추가 글꼴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완판본의 글꼴을 그대로 살린 ‘고어체’나 굵기를 조절해 가독성을 높이는 방안도 염두하고 있다. 완판본 마당체는 윈도(WINDOWS)와 맥(MAC) 운영체제에서 사용 가능하며, 2종의 글꼴을 담은 CD는 1개당 2만5000원에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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