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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비빔밥축제, 한옥마을서 벗어나야"

오는 10월23일 전주 한옥마을에서 여는 2014 전주비빔밥축제가 한옥마을에서 벗어나는 한편 장기적인 방향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빔밥이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이끌고, 전주를 대표하는 고급화된 상징물로 기능하기 위한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이같은 의견은 비빔밥 축제를 주관하는 (사)풍남문화법인이 16일 전주전통문화관 경업당에서 진행한 2014 전주비빔밥축제 연구위원회 1차 회의에서 개진됐다. 이날 참석한 11명의 연구위원들은 최영기 전주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비빔밥 축제의 방향성과 대표 프로그램 등 기획과 운영 전반에 대해 조언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그동안 열린 비빔밥축제의 산업화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옥마을의 유명세에 기대 방문객의 숫자를 채운 뒤 ‘성황리에 끝났다’는 자평 대신 관광객이 전주의 다른 지역을 찾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

 

가족회관 양미 대표는 “관광객이 많은 한옥마을보다 덜 붐비는 곳에 축제를 열어 지역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문윤걸 예원예술대 교수도 “이제 장소를 고민해야 할 때”라며 “한옥마을을 빠른 시간 안에 브랜드화하기 위해 각종 축제를 몰았지만 지금은 관계가 전도됐다”고 진단했다.

 

문 교수는 이어 “앞으로는 한옥마을이라는 성공사례를 토대로 덕진공원·조경단과 같이 잊힌 명소에 축제를 열어야 한다”면서 “올 축제는 행사장도 시각적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주고, 프로그램도 다른 음식보다는 비빔밥에 관심을 집중하도록 짜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위원들은 축제의 지향점을 명확히 하는 한편 비빔밥의 산업화를 위한 상품 개발과 고급화에 맞는 위상 정립도 주문했다.

 

김숙배 전북대 교수는 “지난해 축제를 분석해 성과에 따라 프로그램을 간추리고 산업적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재복 음식창의도시 시민네트워크 대표는 “장기적인 틀에서 매해 단계적으로 축제를 기획해야 한다”며 “세계 음식 창의도시와 교류하며 축제의 참여 범주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어 “시대의 흐름에 맞게 IT를 결합한 콘텐츠의 외연 확대를 이뤄야 한다”고 제시했다.

 

안상철 풍남문화법인 이사는 “비빔밥축제는 풍남제의 후신이고 산업화·세계화라는 목적에 맞아야 한다”고 운을 뗀 뒤 “초심으로 돌아가 종합축제나 난장과 같은 형태가 아닌 비빔밥의 가치와 품격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를 찾는 관광객이 으례껏 먹는 음식이 아닌 특별한 음식으로 자리를 굳건히 해야 한다”는 안 이사는 축제가 단순한 여흥이나 연출로 끝나지 않고 비빔밥의 위상을 높이도록 관련 종사자와 시의 노력을 촉구했다.

 

이종린 한국관광공사 전북권 협력단장도 “음식을 통해 전주를 홍보하고 이미지를 높이려면 음식창의도시가 있는 4개국 교류전과 같은 국제적인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며 “관광공사도 해외에서 궁중음식처럼 고급음식을 소개하는데 중점을 두는 만큼 전주도 이에 발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이어 “비빔밥축제의 지속성을 위해 자치단체에 예산을 의존하기 보다는 대기업의 후원을 받도록 사무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올해 비빔밥축제는 전주시 주최로 ‘한바탕 전주!세계를 비빈다’는 기치 아래 오는 10월23일부터 26일까지 4억 원의 예산으로 치를 예정이다. 특히 행사장을 기존 한옥마을에서 동문사거리, 한국전통문화전당, 남부시장까지 넓혀 야간에도 즐길거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축제는 맛있는·즐거운·색다른·건강한·더불어 비빔 등 5개 영역으로 나눠 전국요리경연대회, 장인의 쿠킹콘서트, 비빔퍼포먼스, 비빔밥의 과거·현재·미래 전시, 향토음식 품평회, 음식그릇전, 재료장터, 아트마켓, 사찰음식체험을 비롯해 남부시장 청년몰과 야시장, 동문예술거리의 공연 등이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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