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돈 들어가는 유명인 대신 제3세계 특별한 음악가 초청
축제 현장 곳곳에서 매의 눈으로 무대와 관중을 지켜보는 사람. 바로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 박재천 집행위원장이다. 전혀 다른 음악을 한 무대에 올리는 더블빌 공연으로 비교음악제의 성격을 강화하는 한편 판소리를 중심으로 세계적 음악제로 소리축제를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올해는 집행위원장으로 책임이 더욱 커졌습니다. 지난해와 체감이 다를 것 같습니다.
“4년 전부터 전주세계소리축제의 ‘Korea Grip Meets the World‘라는 기획 프로그램의 출연자로, 또 개막공연의 연출 및 프로그래머로 참여했기 때문에 방향성이나 몇몇 문제점을 알고 있습니다. 그 부분을 보완 해결하는 과정이고, 개인적으로 연속성의 문제를 더 깊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다만 집행위원장이라는 좀더 막중한 직책을 맡은 만큼 소리축제를 더 탄탄하게 자리잡게 하는데 맡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원형과 실험, 한국음악과 세계음악의 비교가 올 소리축제의 골자입니다.
“우리는 이미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것’의 소중함을 주장하는 방식을 뛰어 넘어 상대방(월드)을 끌어안는 방식으로 의식의 전환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이것을 앞으로 소리축제의 방향성으로 생각하고 실현하는 것이 축제를 치르는 목표 중의 하나가 돼야 합니다. 올해 향교에서 진행되는 ‘더블빌’ 다시 말해 ‘동시 공연’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우리 음악과 월드뮤직을 비교 감상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바로 소리축제가 지향할 ‘비교음악제’의 한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우리음악, 우리소리의 우수성을 깨닫게 되는 과정입니다.”
-올해도 좀처럼 접하기 힘든 월드 뮤직이 소개됩니다. 감상 포인트를 짚어 주십시오.
“비교음악제로의 방향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상업적으로 큰 예산이 들어가는 유명한 음악가를 초청하는 형태는 지양하고, 경험하기 어려운 제3세계의 특별한 음악가를 초청했습니다. 음악을 통해 낯선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하면 의미가 있을 듯합니다. 악기마다 연주자마다의 독특한 색깔과 연주방식, 그리고 그 속에 깃든 그 나라의 문화와 정서를 이해하면서 감상한다면 좀더 좋은 추억과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집행위원장이 추천하는 공연은 무엇입니까?
“제가 맡은 공연이기도 하고, 소리축제의 문을 여는 개막작 ‘淸-Alive(청 얼라이브)’입니다. 개막공연은 많은 관객이 볼 수 없어 늘 아쉬웠는데, 지난해 그 아쉬움을 현장 생중계를 통해 조금이나마 갈증을 풀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올해는 적극적으로 공연 일을 하루 더 늘려 10월8일과 9일 이틀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펼칩니다.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해 영화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 판소리의 새로운 가능성과 재미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감동의 시간이 되리라 믿습니다.”
-지난해 축제 기간 공연장을 모두 누비고 다니셨습니다. 자신만의 현장 관리 비법을 말씀해주시죠.
“모든 공연이 고민 끝에 결정한 프로그램입니다. 축제기간 현장에서 직접 파악할 중요한 요소는 관객의 반응과 현장에서의 ‘기운’입니다. 이것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저의 의무입니다. 현장을 뛰어다니며 체감한 것을 다음 무대에서 수정·보완하는 등 반영할 내용을 빠르게 결정할 수 있는 귀한 밑거름입니다. 물론 현장 하나하나를 빠뜨리지 않고 챙긴다는 일이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무엇보다 관객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는 일이 매우 소중한 하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해낼 수 있었습니다.”
-관람객에게 덧붙이고 싶은 말씀을 해주시죠.
“‘안보면 손해!’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제작진이 최선을 다한 만큼 관객 분들도 직접 오셔서 보고 느낀 것들을 전하고 채찍질해 주셔야 소리축제가, 우리 문화가 발전합니다. 소리축제는 전북을 넘어 대한민국의 자부심입니다. 그리고 세계적인 축제로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그 모든 뿌리는 우리지역, 대한민국 관람객의 탄탄한 지지 속에서 양분을 얻는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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