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꽃 국악 오케스트라’의 모범생 3인이 단가 충효가를 부르자 객석에서는 추임새 “얼씨구, 좋다”가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드문드문 나오는 실수에 따르는 공백은 따뜻한 웃음으로 채워졌다.
지난 12일 오후 7시 전주전통문화관 한벽극장에서 열린 국악판 엘 시스테마(El Sistema) ‘바람꽃 국악 오케스트라’의 두 번째 정기 연주회 ‘무지개로 피어나다Ⅱ’가 사랑과 웃음의 온기를 가득 품은 채 마무리됐다.
이날 ‘바람꽃 국악 오케스트라’는 1시간 30분간 창작무용과 판소리, 국악 관현악, 국악가요 등을 선보였다. 소녀들의 옅은 미소와 함께 시작한 창작무용 ‘소고춤’을 비롯해 판소리 흥부가 중 ‘저 아전, 거동을 보아라’ 등을 통해 아이들은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국악기가 배치되는 사이 관람석에서는 “오빠 잘해”, “힘내자”라며 응원의 말을 쏟아 냈다. 단원들은 지인들과 눈인사를 하면서 긴장을 풀었다. 이내 국악 관현악 ‘타(打)’· ‘아리랑 접속곡’의 연주가 시작되자 웃음기 어린 시선은 악보와 지휘자의 손끝에만 머물렀다.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선율과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고운 목소리가 조화를 이룬 국악가요 ‘오나라, 산도깨비’에서도 공연을 잘 해내고 싶은 아이들의 의지가 엿보였다. 특히 국악 관현악과 사물놀이 협연 ‘신모듬’에서 장구와 북, 징, 꽹과리를 연주하는 남학생 4명의 열정적인 연주는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 냈다. 이어 국악 관현악과 캐럴 ‘징글벨’· ‘루돌프 사슴 코’· ‘울면 안 돼’를 아이들과 관객들이 함께 부르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연출을 맡은 김종균 씨는 “국악 교육을 통해 희망의 무지개를 그리던 친구들이 어느새 일곱 무늬 무지개로 피어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내년에도 사회복지시설 방문 공연 등 그 의미를 다하는 아름다운 행보를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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