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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이후 처음 신입단원 오디션 전북도립국악원] 국악계도 취업난 반영, 전국서 젊은 인재 모여

경쟁률 10.4대 1…14명 선발

“덩 쿵 쿵 더 쿵”, “네 이놈! 어서 사실을 고하렷다~!”

 

1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은 전북도립국악원 신입단원 실기시험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시험장인 예술단 연습실 앞에서는 접수 번호표를 부착한 ‘관현악단’ 응시자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손짓만으로, 야외 마당에서는 오후 진행될 ‘창극단’ 시험 응시자가 마치 극중인 듯 큰 소리를 내며 연습에 몰두했다. 청년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가 된 시점에 일생일대의 시험을 앞둔 이들에게 이번 공채는 너무도 소중한 기회였다.

 

올해 도립국악원 신입단원 오디션은 지난 2006년 이후 처음 실시되는 것이다. 그동안 도립국악원은 총 135명의 정원 중 28명이 결원돼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약 10년 만에 새 식구를 들이게 됐다. 오디션 참가자들은 전국 각지에서 전주로 모였다. 실제 서울 말씨와 각 지역 방언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관현악단 분야에 응시한 A 씨(28·여)는 “소중한 기회를 맞아 전주에 왔다”며 “너무 떨려 밤새 잠을 잘 못잤고, 직접 차를 몰고 왔다. 한 번 더 시험을 본다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경상도 사투리로 말했다.

 

윤석중 원장은 “이번 신입 모집에는 창극단·관현악단·무용단·공연기획 등 4개 분야 14명 채용에 145명이 지원해 경쟁률 10.4:1을 나타냈다”며 “기존 단원과 직원 모두 설레는 마음으로 신입 단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연령층이 젊어지고 새로운 영역으로 공연 레퍼토리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머지 결원 14명은 우수인재 확보를 위해 2년 뒤 충원할 계획이다. 정원을 늘릴 계획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심사를 맡은 국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새 국악을 공부한 학생들의 진로 확보가 더욱 어려워졌다. 20년가량 거액을 들여 공부를 하고도, 전공과 무관한 법무사·세무사 사무실에 직원으로 취업하는 경우도 많다. 담당 교수들의 재고 권유에도, ‘삶은 현실’이라는 말과 함께 그간의 노력을 묵히는 것이다. 또 불과 10년 전만 해도 수도권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지방 국악원의 오디션 지원을 꺼렸지만 지금은 옛말이 됐다.

 

윤석중 원장은 “문화계가 전국적으로 어려운 것 같다”며 “작게나마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게 돼 좋다. 개인적으로 신입 단원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도립국악원은 이번 오디션을 통해 창극단 4명, 관현악단 4명, 무용단 4명, 공연기획분야 2명의 신입단원을 모집할 예정이다. 면접심사는 오는 24일, 합격자 발표는 26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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