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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대란' 현실화 되나 (하)무기력한 전북도의회] "특위, 할 수 있는 일 없다" 사실상 손 놓아

국회 공조 중요한데 지방의회 연대만 주력 / "정면에 나서 사회적 혼란만은 막아야" 여론

전북도의회는 지난해 연말 전북도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김승환 교육감이 “정부가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이 했는데, 왜 교육감이 책임져야 하느냐?” “어린이집에 대한 예산 편성 지급의 책임이 교육감에게 있지 않다”며 예산편성을 계속 거부하자, 도의회는 도교육청 예산의 대폭 삭감과 예결위 출석요구 등을 통해 도교육청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원칙’이나 ‘법리’보다는 어떻게 해서든지 사상 초유의 보육대란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현실이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자체 예산을 확보한 것은 아니었지만, 도교육청은 정부와 여야가 목적예비비로 우회 지원키로 한 3개월분을 예산안에 반영함으로써 급한 불을 껐다.

 

그로부터 3개월의 시간이 흐른 지금, 도내 어린이집들은 지난해 연말과 똑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예산지원이 끊기고 줄줄이 문을 닫을 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난 연말과 다르게 전북도의회가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 채 무기력한 모습이다. 도민들의 아픔을 덜어주고 가려운 곳을 긁어줘야 할 주민의 대표기관이 방향도 잡지 못하고 대책도 없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물론 전북도의회의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도의회는 지난 2월에 11명의 위원으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확보 지원특위’를 구성했다. △누리과정 예산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제안 및 대정부 활동 △전북도청 및 도교육청 누리과정 어린이집 예산실태 파악 △누리과정 예산관련 정부정책 및 정부역할 규명 △누리과정 어린이집 예산관련 법률 및 시행령 등 개선방향 등을 중점적인 활동방향으로 잡았다.

 

이들 내용은 전북도청 및 도교육청의 누리과정 어린이집 예산실태 파악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앙정부와 관련된 것이다. 따라서 도의회가 직접적인 활동대상으로 삼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으며, 국회나 정당의 지원 없이는 애초부터 활동 자체도 어렵고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내용들이다.

 

그런데도 전북도의회 누리예산특위는 지금까지 국회나 야당 등과의 공조 노력은 거의 없이 다른 시도의 지방의회와의 연대에만 매달렸다.

 

애초에 설정한 중점 활동방향과 실제 활동이 서로 맞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지금까지의 한 일이 “누리과정 예산편성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는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특위는 ‘누리과정은 국가책임임을 명확히 하는 입법청원을 하겠다’며 최근 가두 서명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이 입법화되기 위해서는 중앙 정치권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입법화까지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우선 당장의 예산부족 문제해결에는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의회 안팎에서는 특위 구성 자체가 무의미하고 첫 단추를 잘못 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도의원은 “지원특위는 말 그대로 다른 주체의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인데, 현재 도교육청은 뒤로 발을 뺀 상태고 중앙정치권은 관심도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특위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특위에 소속된 다른 도의원은 “막상 들어와서 보니 특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특위에 들어온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한 어린이집 원장은 “도민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전북도의회는 시급하고 절실한 우리의 목소리보다는 자신들의 입장만을 챙기는 것 같고, 정당들은 ‘우리가 할일은 이제 다했다’며 관심조차 주지 않고 있다”며 “우리의 아픔을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많은 도민들은 “어른들의 싸움으로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상처를 줘서는 안된다. 보육대란에 따른 사회적 혼란만은 어떻게 해서든지 막아야 한다"며 "도의회는 더 이상 특위의 뒤에 숨지만 말고 정면으로 문제에 맞서야 하며, 정치권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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